[주간 CEO] Z세대 가까이…대학 캠퍼스 찾는 총수들
기업 최고경영자의 발걸음에는 치열한 고민이 녹아 있습니다. '주간 CEO'는 과거의 활동, 현재의 고민, 미래의 먹거리 등 기업 CEO의 분주한 활동을 되짚고, 그 의미를 발견하는 코너입니다.CEO가 만나는 사람과 그들의 동선을 점검해 기업의 현안이 무엇이고, 미래는 어떻게 바뀔지 독자 여러분께 전달하겠습니다.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저희 아이들 친구들과 함께 술도 한잔하고 얘기하고 그래서 (MZ세대가) 낯설지 않습니다. 회사에서도 직원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는 편이고 가끔 대학도 가서 얘기하고…"(정의선 현대차 회장) 29일 재계에 따르면 그룹 총수들과 사장단이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대학 캠퍼스를 직접 찾아 소통하고 있다. 정 회장이 지난 11일 연세대학교 캠퍼스에 등장한 게 단적인 예다. 정 회장은 김흥수 현대차그룹 부사장, 기아 송호성 사장, 조화순 기아 사외이사 등과 함께 이무원 경영대학 교수의 수업을 참관했다. 이날 수업에서 경영학과 학생들은 현대차그룹 전략에 대해 활발하게 토론했고, 정 회장과 현대차그룹 임원진은 학생들의 의견을 내내 경청했다. 수업이 끝난 후 인근 갈비집에서 이어진 뒤풀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테이블마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잔'을 들고 다니면서 격의 없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학생들의 반응도 뜨거워 밤 10시까지 자리가 이어졌다. 정 회장은 MZ세대의 목소리를 통해 경영에 영감을 받기도 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편이다. 정 회장은 지난 25일에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갓생 한 끼' 프로그램을 통해 MZ세대 30명과 만나 햄버거를 먹으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MZ세대를 만나서 얘기 듣는 게 제일 정확하고 제가 방향을 잡는 데도 도움이 된다"면서 "여러분들(MZ세대)를 만나 얘기하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것을 잘해야 할지 명확해진다"고 말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사장도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들을 직접 만나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경 사장은 강연을 통해 "일이 너무 많은데 해결되지 않고 쌓이기만 하던 어느 날, 야근을 하던 중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며 "포스트잇에 우선 순위를 매겨놓고 하나씩 떼어가며 일했다"며 학생들과 솔직한 소통을 이어갔다. 경 사장은 이 자리에서 전기전자공학과가 아닌 타 전공자가 반도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하는 학생의 고민에 대해서도 명쾌한 답을 내렸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에서 전기전자공학 졸업자 비중은 30%가 안 넘는다"며 "반도체는 종합 예술같은 거라서 정말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인재 확보를 위해 T&C포럼 등을 개최하며 캠퍼스를 찾긴 했으나 경 사장이 직접 대학교 연사로 나선 건 처음이다. 경 사장은 향후에도 대학 캠퍼스를 직접 찾아 강연을 통해 대학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총수와 사장단이 직접 대학교 캠퍼스로 찾아가는 것은 우수 인재 확보와 함께 Z세대들의 가감없는 의견 들으며 새로운 경영 전략을 마련하자는 포석이 깔려있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진들이 MZ세대들과 직접 소통하며 그들의 '열려있는 사고'를 통해 경영 돌파구를 찾는다"면서 "또 경영진과 일상을 나누는 소통의 시간이 기업 이미지 가치 제고 등으로도 이어진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