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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댐 폭파' 책임공방…미·영 "단정 일러" 신중(종합)

등록 2023-06-07 11:35:13   최종수정 2023-06-12 09: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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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에 궁극적 책임"…바이든·수낵, 인도적 지원부터 논의

젤렌스키 "대량살상 환경적 폭탄" vs 러 "우크라 사보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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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카호우카=AP/뉴시스] 플래닛 랩스 PBC가 제공한 지난 4일과 6일(현지시각)자 위성사진에서 우크라이나 헤르손주 드니프로강 노바 카호우카 댐이 폭파되기 전과 후의 모습이 보인다. 2023.06.07.
[서울=뉴시스]신정원 이윤희 기자 =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드니프로강 노바 카호우카 댐 폭파와 관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은 배후를 단정하기엔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美 "아직 단정 못해…러에 궁극적 책임"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6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댐 붕괴를 야기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과 관련한 보고서를 들여다보고 있다"면서도 "지금 시점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다만 "러시아군은 지난해 이 곳을 불법으로 장악한 뒤 계속 점령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미국은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대표부 대사는 유엔 안보리 긴급 회의 발언에서 댐 폭파 배후를 특정하진 않았지만,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우드 대사는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전쟁을 일으킨 것도, 이 지역을 불법 점령하고 있던 것도 러시아다. (댐 붕괴는) 러시아의 잔혹하고 전면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참사"라고 비판했다.

◆英총리 "정보기관 조사 중…단정하기 이르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이날 미국행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영국 정보기관이 조사 중"이라면서 "단정적으로 말하기엔 이르다"고 밝혔다.

다만 "만약 의도된 것이라면 개전 이래 우크라이나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가장 큰 공격일 것"이라며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은 끔찍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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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정부 전용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6.07.

미국과 영국은 또 배후를 밝혀내는 것보다 홍수 피해자들을 돕는 것이 우선이란 태도를 보였다.

커비 조정관은 "댐 붕괴는 우크라이나 에너지 안보에 매우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운하 시스템에도 확실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인도적 지원을 강조했다.

미국 인도주의 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는 홍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인도주의 단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낵 총리도 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통상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해 논의할 것이지만, 즉각적인 대응은 인도주의적 문제"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량살상 환경 폭탄" vs 크렘린 "우크라 사보타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량 살상을 위한 환경적인 폭탄"이라고 비난했고, 러시아 외무부는 "우크라이나의 사보타주(고의적인 파괴 공작)"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6일 밤 대국민 정례 영상 연설에서 "러시아의 테러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대량 살상의 환경적인 폭탄"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런 테러 행위는 우크라이나인의 영토 수복 노력을 막지 못할 것이라면서 "댐 파괴는 우크라이나 땅 모든 곳에서 그들을 추방해야 한다는 것을 전 세계에 확인시켜줄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에 형사적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 검찰은 이미 그것을 범죄로 등록했고, 국제형사재판소(ICC)를 포함한 국제 기구들도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고의적인 사보타주"라고 비난하면서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의 물 공급을 막고 전장에서 주의를 돌리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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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손=AP/뉴시스]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헤르손 홍수 지역에서 주민이 대피하고 있다. 이날 새벽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노바카호우카 댐 일부가 폭발해 홍수가 발생, 주민들이 대피하고 인근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냉각수 공급 차질 우려를 빚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은 서로를 배후로 지목했다. 2023.06.07.

6일 노바 카호우카 댐이 폭파, 붕괴되면서 인근 지역에 홍수가 발생하고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우크라이나는 홍수로 35~80개 마을이 침수되고, 물이 전부 빠지는 데까지 8~10일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러시아군이 점령 중이던 하류 저지대 지역 피해가 클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 댐 저수지는 상류에 위치한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에 냉각수도 공급하는데 다행히 원전 안전에 즉각적인 위험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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