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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400억 버는 대형병원들, 전문의 확대 늘려야[위기의 필수의료③]

등록 2023-06-26 05:00:00   최종수정 2023-07-03 09:3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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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의료기관 회계정보공시 조사 결과

"1·2차 의료 강화, 공공의료 확충해야"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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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가민석 경실련 사회정책국 간사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전국 시도별 응급의료 격차실태 및 개선방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6.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붕괴 위기를 맞은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선 우리나라 '최고 병원'인 상급종합병원이 좀 더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민간병원을 견제하고 선도할 수 있는 공공의료를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6일 보건복지부의 의료기관 회계정보공시를 보면 가장 최신인 2021년 회계연도(2021년 1월1일~12월31일) 기준 45개 상급종합병원의 고유 목적 사업 준비금 설정 전 당기 순이익은 평균 446억원이다.

서울대병원이 3478억원으로 당기 순이익이 가장 높았고 연세대의대세브란스병원이 2094억원, 서울아산병원 1183억원 등 1000억원을 넘겼다.

유일하게 117억원 적자를 기록한 경북대병원, 당기 순이익이 0원인 전남대 병원을 비롯해 8곳을 제외한 37곳의 당기 순이익이 100억원을 넘는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응급환자의 최종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기관으로, 복지부가 3년마다 평가를 통해 지정한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을 받으면 30%의 가산 수가가 책정된다.

그러나 지난해 수도권 소재 한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전공의가 없다는 이유로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중단했고 서울 소재 대형병원에서는 병원 내 간호사가 뇌출혈로 쓰러졌으나 수술을 받지 못해 사망했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는 전문의보다는 전공의 중심으로 병원을 운영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협의회 정책국장은 "상급종합병원에서 필수과 전문의를 많이 둬야 하는데 이런 큰 병원들이 인건비를 아끼려고 전문의 고용을 안 하는 게 문제"라며 "병상 당 필요한 최소한의 전문의 수를 법으로 정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은 중환자실과 신생아중환자실에 전담 전문의를 각각 1명 이상 두고, 20개 이상 진료 과목 중 각 과목마다 전속 전문의를 1명 이상 둬야 한다. 즉 각 과에 과장급 전문의 1명을 두고 나머지는 전공의로 채워도 현행법상 운영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에 대한 최종 치료를 목적으로 해야 하고, 이런 목적을 고려할 때 기본적으로 전문의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 선진 국가에서 통용되는 상식"이라며 "교육과 수련을 받는 전공의가 병원의 단순 노동력으로 간주되어선 안 된다. 의료기관 내 주요 과목 전문의의 추가 채용을 유도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올해 말 시행하는 제5기(2024~2026) 상급종합병원 지정 계획에 입원환자 전담 전문의를 300병상 당 1명씩 배정하고 운영 형태별로 배점을 추가하는 지표를 신설했다.

이신호 차의과대 보건의료산업학과 교수는 "지방에서는 높은 연봉을 책정해도 전문의를 구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도 "이 정도 수치(300병상 당 1명)는 병원들이 노력을 한다면 채우기 불가능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1, 2차 의료기관의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외국은 1차 의료와 2차 의료 전달 체계가 잘 확립돼 있는데 우리나라는 큰 대학병원만 좋은 병원이라는 인식 때문에 사람들이 대학병원에만 몰린다"며 "1, 2차 의료기관이 적정 규모를 갖추고 대학병원과 연계가 잘 되는 의료 시스템을 구축해서 대학병원 중심 체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공공의료를 강화해 필수의료 분야를 확충하고 민간병원을 선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주변에 비교할 만한 공공의료가 있으면 소비자들도 선택권이 확대되고 민간병원도 눈치를 볼 텐데 지금은 선택의 여지없이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다 민간병원"이라며 "민간병원을 견제하고 견인할 수 있는 공공의료가 필요하다. 공공의대 설립을 주장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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