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CEO] 조주완 사장, 지구 8바퀴 돌며 내놓은 구상은?
[편집자주] 기업 최고경영자의 발걸음에는 치열한 고민이 녹아 있습니다. '주간 CEO'는 과거의 활동, 현재의 고민, 미래의 먹거리 등 기업 CEO의 분주한 활동을 되짚고, 그 의미를 발견하는 코너입니다.CEO가 만나는 사람과 그들의 동선을 점검해 기업의 현안이 무엇이고, 미래는 어떻게 바뀔지 독자 여러분께 전달하겠습니다.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이대로는 안된다. 지금 방식으로는 LG전자가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살아 남기 힘들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취임 후 23개국을 다니며 지구 8바퀴를 돌 수 있는 시간 동안 비행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조 사장은 지난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간담회를 열고 "'가전은 역시 LG'라는 슬로건은 소비자들이 만들어주신 자랑스러운 애칭이지만 LG전자는 과거의 성공에 머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훗날 오늘을 되돌아봤을 때 LG전자 역사에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새 도전 과제를 발표했다. 이날로부터 딱 10년 전인 2013년. 당시 '가전 분야 세계 1위 도전'을 선포한 LG전자는 그 10년 전 목표를 달성했다. LG전자는 2021년 생활가전 매출액에서 미국 월풀을 제쳤고, 지난해에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세계 1위를 기록했다. 10년 전 목표를 뛰어넘은 LG전자는 이제 '가전기업'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2030년 매출 100조원 회사로 거듭난다고 선언했다. 조 사장은 "가전을 넘어 집, 상업공간, 차, 나아가 가상공간인 메타버스까지 고객 삶이 있는 모든 공간에서 고객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 달 전 중장기 전략을 지주사와 컨센서스(합의)했다. 그동안 중장기 전략을 계속 지주사와 얘기했으나 중요한 부분을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구광모 회장 주재로 열린 '상반기 전략보고회'에 LG전자의 체질 개선 내용이 보고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략보고회는 LG그룹 주요 계열사 또는 사업본부의 중장기 전략 방향을 점검하고 신성장동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당시 구 회장은 "변화를 통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도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 경영 철학에 따라 지난 2021년 말 LG전자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후 수익성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LG전자는 그동안 휴대폰, 태양광 등 비주력 사업을 지속 종료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조정해왔으나 향후 추가 사업 정리나 분사 계획에 대해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재정비를 마친 현재 사업 체제를 유지하며 도전을 계속한다는 의지다. 조 사장은 "(비주력 사업 정리 등) 당분간 그럴 계획이 없다"며 "그동안 많이 줄이고 없애는 마이너스 경영을 했는데 앞으로는 B2B를 중심으로 플러스 경영을 하겠다"고 자신감을 비쳤다. 새로운 목표에 맞춰 H&A(가전), HE(TV), BS, VS(전장) 등 4개로 구성된 LG전자의 사업본부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본부 체계에 변화를 따로 줄 계획이 없다"며 "각 본부에서 성장 동력들이 잘 운영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 사장은 이날 2030년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는 동시에 '트리플 7(연평균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7% 이상, 기업가치 7배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LG전자가 10년 후인 2033년, 이날을 돌아봤을 때, 새로운 역사의 전환점으로 기억될 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