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내년도 최저임금, 실질임금 삭감" 반발…제도 개편 시사
2.5% 인상한 9820원…1만원 돌파 끝내 무산"물가상승률도 못 미쳐…들러리 위원회 불과"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의 1만원 돌파가 결국 무산된 가운데 노동계는 "실질임금 삭감이나 마찬가지"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 간사인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의결된 직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결정된 것은 실질임금 삭감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저임금제도는 1987년 제도 시행 이후 저임금노동자의 생활안정과 국민경제의 건강한 발전에 최우선 목적이 있는 대표적인 사회안전망"이라며 "지난 2년간 최저임금 결정 산식이 잘못된 예측으로 지난해 물가 폭등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저임금노동자들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류 사무총장은 특히 최임위의 불공정성에 대해 강하게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심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정부 고위인사는 확신에 찬 발언을 하고 결국 이것이 들어맞는 걸 보면서 근로자위원들은 최임위가 공정하지도, 자율적이지도, 독립성을 상실한 '들러리 위원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박희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도 "2024년 최저임금은 끝내 저임금 노동자의 모든 꿈을 짓밟았다"며 "2017년 대선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주요 대선 후보들이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하며 전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가 이뤄졌지만 올해도 1만원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별 임금 격차 해소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되고 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제도 편입은 다시 해를 넘겨 지난한 토론과 논쟁거리로 남게 됐다"며 "해마다 반복되는 사용자 측의 최저임금에 따른 고용위기와 일자리 감소 등 괴담에 가까운 주장은 결국 근본적 문제와 모순을 해결하지 못하고 을과 을의 경쟁과 갈등을 조장, 심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최임위와 최저임금 제도에 대한 개편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류 사무총장은 "한국노총은 이제 최임위에 결단의 시기를 가지려 한다. 근본적으로 최저임금 제도 취지를 확립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겠다"며 "매년 반복되는 사용자위원의 동결, 업종별 차등적용 주장, 정부의 월권과 부당한 개입에 사라진 최임위의 자율성, 독립성, 공정성을 확립하는 방안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겠다"고 했다. 박 부위원장도 "민주노총은 최악의 결과를 낸 최임위와 배후인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면서 노동자, 시민의 생존과 생계를 위한 임금과 공공성, 복지 강화를 위한 투쟁과 함께 하반기 최저임금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임위는 지난 18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양일간 밤샘 협상 끝에 올해 최저임금 9620원보다 2.5%오른 9860원을 의결했다. 공익위원들은 노사가 10번의 수정안 제출에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자 9920원(3.1%인상)을 중재안으로 제시했으나,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 4명이 이를 반대하면서 노사 최종안을 표결에 부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