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새 온열질환으로 11명 사망…익사 4명 발생(종합)
전국 대부분 35도 안팎…주말사이 경북서만 6명 사망29일까지 온열질환자 1015명…향후 인원 더 늘 듯대부분 65세 이상 남성…"취약층, 외출·밭일 자제해야"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전국 대부분 지역에 35도 안팎의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말 사이 온열질환으로 11명이 사망하고 4명이 익사하는 등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당분간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30일 행정안전부와 질병관리청,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부터 30일 이틀간 경기·경남·경북 등지에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11명이 발생했다. 경북에서는 6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집중됐다. 29일 경북 경산시 자인면에서 70대 남성이 사망했고, 같은 날 문경시 영순면에서 80대 여성이 숨졌다. 또 김천시 농소면, 상주시 이안면에서도 각각 사망자 1명이 발생했다. 이들은 모두 논이나 밭에서 일하다 쓰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30일에는 예천군 감천면 관현리의 한 풀밭에서 80대 노인과 문경시 마성면에서 90대 노인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경남에서도 29일 밀양시에서 50대 남성, 남해군에서 80대 여성이 농사일을 하다 사망했다. 경기도에서도 29일 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양평군 양서면 한 옥수수 밭에서 일하던 90대 여성과 안성시 대덕면 한 밭에서 일하던 80대 남성 등이다. 폭염대책기간 시작인 지난 5월20일부터 29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1015명으로, 이 중 공식 사망자는 10명이다. 이는 전국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 504곳의 참여를 통해 집계되는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른 것으로, 변동가능한 잠정자료다. 이에 따르면 기상청이 장마 종료를 선언한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 간 사망자 포함 255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26일 46명, 27일 65명, 28일 71명, 29명 73명 등이다. 온열질환자 전체 수는 지난해(1017명)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사망은 4명 증가했다. 주말 사이 추가로 사망한 질환자들을 포함하면 숫자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29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를 연령대로 보면 65세 이상이 27.3%였고, 50대가 20.7%로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79.0%, 여성 21.0%였다. 장소는 실외가 81.7%, 실내가 18.3%였다. 실외는 작업장(32.7%) 논밭(13.9%) 순으로 많았다. 발생시간은 10시에서 12시 사이가 17.8%로 가장 발생률이 높았고, 15~16시(13.1%), 14~15시(10.5%)가 그 뒤를 이었다.
행안부는 추가적인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방 자치단체와 관계부처에 고령 농업인, 독거노인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과 공사장 야외근로자 등 폭염 3대 분야의 대책 추진에 만전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농촌진흥청은 현장 농업인의 안전관리를 강화했다. 오는 31일에는 재난대응정책관 주재로 관계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전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우리나라 또한 이번 여름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민들은 폭염시 국민행동요령을 숙지하고, 부모님과 이웃들이 더운 날씨에 외출하거나 논밭일을 하지 않도록 함께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들이 늘어나면서 주말 동안 4건의 익사사고도 잇따랐다. 29일 오전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물놀이를 하던 중 1명이 사망했고, 같은 날 오후 부산 영도 하늘전망대 앞 해상에서도 1명이 익사했다. 강원 원주에서도 치악교 아래 하천에서 1명, 강원 인제군 북면 계곡에서도 1명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기상청은 낮 최고 기온이 35도 안팎을 넘나드는 찜통더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31일에는 수도권과 강원내륙 산지, 충청권, 전북과 전남북부, 경북권, 경남내륙, 제주도에는 대기 불안정으로 5~40㎜의 소나기가 예보돼 있다. 이 소나기로 습도가 올라 체감온도가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 폭염시에는 야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외출이 꼭 필요한 경우 창이 넓은 모자와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물병을 반드시 휴대해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또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 근육경련 등의 증세가 보이는 경우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하고 시원한 음료를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