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치대란' 재현될라…장마·폭염·태풍에 배춧값 한 달새 163%↑
배추 10㎏ 도매가 9600원→2만5200원…무 137% 급등계속된 기상 악화 생육 지연·병해충 등 작황 부진 우려김치품귀 배제 못해…정부비축 풀고 장황 관리 등 만전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집중호우와 폭염에 이어 태풍이 한반도를 휩쓸고 가면서 배춧값이 한 달 만에 3배 가까이 폭등하는 등 밥상 물가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김치 관련 부재료 등 다른 채소류도 가격이 널뛰는 상황이라 추석을 앞두고 '김치 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0일 기준 배추 10㎏(상품 기준) 도매가격은 2만5200원이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1만원(9600원)도 채 되지 않던 배춧값이 무려 162.5%나 폭등했다. 지난달 장마와 집중호우가 지속되면서 서서히 오르기 시작하더니 장마가 끝나기 무섭게 가격이 올랐다. 8월1일 1만5000원대(1만5200원)로 올라섰고, 폭염이 지속되면서 작황 부진과 병해충 우려로 나흘 만인 8월4일 2만원대(2만240원)를 돌파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해 한반도를 관통할 것이란 예보와 함께 가격은 더욱 치솟았다. 지난 8일 2만1880원에서 이틀 만에 3500원 가까이 뛰며 2만5000원선도 넘어선 것이다. 배추와 함께 김치 주재료인 무도 전날 20㎏(상품 기준) 도매가격이 2만9720원에 거래돼 한 달 전(1만2528원) 보다 137.2% 올랐다. 7월 한 달간 5000원가량이 올랐는데 이달 들어 오름세가 가팔라지면서 열흘 동안 1만2000원 넘게 뛰었다. 김치 부재료 농산물도 상황은 비슷하다. 양파 15.7%, 대파 42.8%, 쪽파 108.3%, 풋고추 52.2%, 건고추 12.1% 등으로 오름폭에 차이만 있을 뿐 일제히 상승했다. 장마와 집중호우로 농산물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폭염으로 무름병 등 병해까지 더해 공급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더욱이 이번 태풍까지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많은 비를 뿌려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이번 태풍이 여름 배추 재배지역이 집중된 강원 산간지역에 많은 비를 뿌리고 지나간 탓에 병해충 등으로 작황이 부진하는 등 향후 공급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 가격 상승이 시기적으로 공급량이 줄어들어 발생하는 일시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생육 부진이 지속되면 시장에 배추가 부족해 일반 음식점은 물론 김치 제조업체들조차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지난해와 같이 '김치 품귀'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농식품부는 배추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추석 성수기인 9월 물량 공급에도 만전일 기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김치업체 봄배추 저장량은 전년 대비 41.8%, 평년 대비 33.4% 많은 상황으로, 저장기한 등을 감안하면 9월 상순에서 중순까지 사용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비축 물량도 1만t 이상을 보유해 공급여력은 충분한 상황으로,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8월 중하순까지 비축물량을 방출해 배추 수급을 안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도 여름 배추 재배 현장을 찾아 장마 이후 폭염에 생육 지연이 우려되는 배추 작황을 확인하고, 수급 불안에 대비해 선제적인 물량 비축과 약정 수매 등을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9월과 10월상순 출하물량 감소에 대비해 정부 수매를 약정하고 여름배추 재배면적 150㏊를 이미 확대했다"며 "농촌진흥청, 농협, 농가와 함께 배추 작황 관리에 만전을 다하고, 태풍으로 인한 유실 피해가 없도록 배수로 정비 등을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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