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하는 수출도 먹구름…장기화시 타격 불가피[중동發 경제악재③]
한-이스라엘 FTA 효과 꺼지나…산업부, 모니터링이·팔 전쟁, 중동으로 확산…진형 대립시 수출 규제
16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의 대(對)중동 수출액은 141억3000만 달러다. 지난해 중동으로의 수출 규모가 총 175억2400만 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에는 지난해 수치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돼 왔다. 전쟁이 발발한 이스라엘 지역으로의 수출은 올해 1~9월 16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18억2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21억2000만 달러로 수출 규모가 크게 늘어난 이후 올해 수출 전망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었다. 이스라엘은 우리 수출 품목 중 자동차를 가장 많이 들여오고 있었으며, 일반기계, 석유화학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와 이스라엘 교역 규모는 지난해부터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우리나라와 이스라엘은 2019년 자유무역협정(FTA)을 최종 타결한 이후 지난해부터 FTA 효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해서다. 우리나라는 중동 지역 최초의 FTA인 한-이스라엘 FTA 체결을 계기로 다른 중동국들에 시장 개방 효과를 확산하려 했다. 당장 이·팔 전쟁으로 수출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주무 부처인 산업부는 전쟁 가능성이 나오자마자 '수출 비상대책반'을 꾸렸다. 산업부는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파악 중이다. 분쟁지역 인근에선 내륙 운송 일부가 차질을 빚고 있으나, 해상운송과 통관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와 수출 지원기관들은 우리 기업들이 전쟁으로 수출에 어려움이 없도록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지 무역관을 중심으로 현지 진출기업 핫라인을 가동한다. 또 한국무역협회, 코트라(KOTRA)는 수출기업 애로신고센터를 마련하고, 기존 거래선에 애로가 발생할 경우 인근 국가 대체 거래선 발굴을 돕는다. 무역보험공사는 분쟁 지역 수출기업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수출신용보증한도를 최대 1.5배 확대하고 사고 발생 시 신속보상하거나 보험금을 가지급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현지 기업들에 특별한 애로사항이 접수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래도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4분기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던 수출이 다시 주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우리나라 수출은 1년째 감소를 이어오던 상황이다. 다만 감소율 자체는 매달 줄고 있고 수출을 끌어내리던 반도체 업황 부진이 저점을 지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반등이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었다. 수출보다 앞서 상황이 개선됐던 무역수지(수출-수입)도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무역수지는 지난 6월 무역수지가 16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한 이후, 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중동 지역 전쟁에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 수입액이 크게 늘어나 무역수지가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 앞서 지난해 이어진 무역수지 적자 역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며 시작됐다. 또 전쟁 발발로 진형 간 대립이 격화할 경우 비우방국에 대한 직접적인 수출 규제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단 점도 악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마자 러시아는 우리나라를 비우방국으로 분류하고 수출 규제 품목을 지정해 발표한 바 있다. 더욱이 수출은 다른 나라의 경제 상황 등 수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에 전쟁으로 인해 가라앉는 글로벌 소비심리도 수출 전망을 어둡게 만든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에 의해서 세계 경기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으면 이에 따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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