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성 강화 'GV80 쿠페'…1억 넘는 가격은 부담[시승기]
쿠페형 외관 도입해 스포티한 이미지 강조2톤 넘는 덩치에도 뛰어난 주행 성능·승차감기본 모델 GV80보다 1000만원 이상 비싸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제네시스의 대표적인 스포츠실용차(SUV) 모델인 GV80과 새로 나온 'GV80 쿠페'의 가장 큰 차이는 외관이다. 천장의 높이가 뒷자리로 갈수록 낮아지는 디자인의 GV80 쿠페는 기존 GV80보다 확실히 역동적인 느낌이 강하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성남시 인근 공도에서 20㎞가량 GV80 쿠페 모델을 시승하며 기존 모델과의 차이를 직접 느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 GV80 쿠페의 성능은 기존 GV80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제네시스는 기존 모델 대비 쿠페 모델의 외관과 실내 변화 폭을 크게 가져가며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전면부를 보면 제네시스 패밀리룩이자 상징인 방패 형상의 크레스트 그릴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제네시스는 크레스트 그릴에 '더블 레이어드 지-매트릭스(Double Layered G-Matrix)' 패턴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브랜드 상징인 두 줄 램프의 존재감은 더 키웠다. 이 램프는 MLA(Micro Lens Array) 기술을 탑재했다는 게 회사 관계자 설명이다. MLA는 작은 크기 램프로 헤드램프 광량을 낼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을 뜻한다.
본격적인 변화는 측면부와 후면부에서 감지된다. 제네시스는 다소 무겁고 딱딱하게 느껴졌던 GV80 디자인에 변주를 주기 위한 방법으로 유려한 곡선을 택했다. 전반적으로 미끈하고 날렵해진 디자인에, 스포크가 강조된 쿠페 전용 20·22인치 휠이 더해져 GV80 쿠페는 한층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실내도 뭔가 달라진 느낌이다. GV80 쿠페 내부에 전용 디자인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센터페시아 곳곳에 자리한 독특한 패턴의 카본 장식과 투 톤 컬러 D컷 운전대가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현한다. 국산 프리미엄 SUV를 상징하는 GV80을 근간으로 한 모델 답게, GV80 쿠페의 주행 성능과 승차감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3.5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380마력, 최대 토크 54.0kgf·m를 발휘하는 모델을 몰았는데, 도로나 노면 상황과 관계없이 시원시원한 주행이 가능했다. 2톤이 넘는 공차 중량이 다소 부담스럽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기우였다. 특히 전방 노면 정보를 읽어내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하는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방지턱을 넘을 때 웬만한 대형 세단 이상의 편안함을 준다. 물리 버튼과 터치식이 혼용된 센터페시아 부분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최근 현대차그룹의 고급 차종에선 터치식 공기 조절 방식이 늘고 있으나, 운전하면서 온도나 바람 세기 등을 조절할 때 물리 버튼이 훨씬 사용하기에 편하다. 고급감을 강조하기 위해 넣은 이미지도 너무 가짓수가 많다. 이 때문에 전방과 센터페시아로 시선이 계속 분산됐다. 가격은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이겨내야 한다. 개별소비세 5% 기준 GV80 쿠페 가격은 8255만원에서 시작한다. 이는 GV80 일반 모델의 시작 가격(6930만원)보다 1325만원 비싼 수준이다. GV80과 성능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감성의 영역으로 볼 수 있는 디자인에서 이 같은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역동성을 더한 쿠페 디자인으로 재탄생한 GV80 쿠페. 다만 소비자가 가솔린 3.5리터 모델을 고른다고 가정했을 때, 옵션 몇 가지를 추가하면 차값이 어느새 1억원을 넘는다는 것은 결코 낮지 않은 허들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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