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 300] 2부가 1부보다 낫다고는 하지만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1월 두 번째 주에 공개되는 신작 3편을 소개한다. '도둑들' '암살'의 최동훈 감독의 새 영화 '외계+인 2부'가 관객을 만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길위에 김대중'도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이란 거장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노 베어스'도 찾아왔다.
◇어쩔 수 없는 한계…외계+인 2부 '외계+인 1부'가 '외계+인 2부'보다 낫다는 말은 사실 하나마나 한 말이다. 가장 중요한 대목이 담겨 있고 극이 해소되는 순간이 있는 이야기가 잔뜩 펼쳐만 놓는 이야기보다 더 좋게 느껴지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외계+인' 2부작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2부가 없는 1부는 미완성이고, 1부가 없는 2부도 미완성이라는 점이다. 한 편 한 편이 각각의 완결성을 갖지 못한다면 영화를 두 개로 나눈 뒤 간격을 둬 공개하는 이유가 없다. 야심찬 기획이었다는 건 인정해야겠지만 성공하지 못한 기획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김대중이라는 울림…길위에 김대중 다큐멘터리 영화 '길위에 김대중'은 좋게 말하면 정공법이고, 솔직하게 말하면 촌스럽다. 이 작품에서 형식적 재미는 크게 기대할 수 없다. 대신 김대중이라는 사람이 모든 걸 만회한다. 이 작품은 청년 김대중이 정치에 투신한 뒤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1987년 13대 대통령 선거에 나서기까지 과정을 담았다. '길위에 김대중'은 김대중의 삶을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김대중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본다. 이 영화를 본 관객은 모두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다. 혐오와 증오로 물든 2024년 정치판에 김대중 같은 사람 한 명이 더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기 연민도 희망도 없이…노 베어스 대가의 솜씨란 이런 게 아닐까. '노 베어스'는 자파르 파나히 감독 개인의 이야기이고, 이란 사회에 관한 이야기이며, 영화예술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각기 다른 세 가지 스토리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한 편의 영화가 된다. 게다가 이 냉철한 현실 인식은 또 무어란 말인가. 어떤 자기 연민도 어떤 희망도 없는 이 영화의 시각은 관객의 머리를 서늘하게 한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냉소로만 채워져 있는 건 아니다. 명확한 현실 인식이야말로 문제 해결의 첫 걸음. '노 베어스'를 충분히 즐기고 싶다면 자파르 파나히에 관해 알고 가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