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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ETF, 국제 자본시장 '게임체인저' [비트코인 월가 데뷔①]

등록 2024-01-13 10:00:00   최종수정 2024-01-13 1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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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15년 만에 제도권 입성

예상 유입 자금 최대 400조

전통 자산 위협할까…JP모건 "규제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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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AP/뉴시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상장돼 첫 거래를 시작했다. 사진은 2021년 5월12일 홍콩 한 트램에 비트코인 광고가 게시된 모습. 2024.01.12.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미국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면서 국제 자본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세계 금융의 중심인 월가의 수많은 기관이 비트코인을 직접 매수할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현물 ETF 승인을 통해 전통 자산인 주식과 채권, 부동산, 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비트코인, 15년 만에 월가에 데뷔하다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지난 11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시장 심장부인 미국 증시에 데뷔했다.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피델리티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 11개를 승인하면서다. '코인의 제도권 입성'이 공식화된 셈이다.

이번 입성은 가상자산 시장뿐 아니라 수백 년 자본시장 역사에도 한 획을 긋는 사건이다. 그간 자본시장을 이룬 전통 자산과 전혀 다른 형태의 디지털 자산이 새롭게 편입됐기 때문이다. 실물에서 만지거나 볼 수 없는 디지털 원자재가 자산으로 인정된 경우는 인류 역사상 없었다.

역사적 입성은 비트코인 탄생 15년 만에 일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2009년 1월 제도권 금융에 대한 불신을 이유로 사토시 나카모토란 가명의 개발자에 의해 처음 발행됐다. 실제로 당시 금융 시장은 대형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며 혼란에 빠진 때였다.

제도권 금융을 타파하겠다는 비트코인의 야심은 이제 현물 ETF를 통해 검증될 예정이다. 금융시장의 중심 미국에서 국채와 주식, 금 등과 경쟁하는 그림이 펼쳐지는 것이다.

백훈종 샌드뱅크 이사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비트코인의 격이 달라진 사건"이라며 "지금까지는 돈 세탁 수단, 사기꾼의 돈으로만 여겨지다가 이제는 미국 국채, 금 등과 경쟁하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비트코인이 자산으로 인정받는 전환점"이라며 "상당 규모의 자금이 비트코인 ETF 상품으로 유입되면 자산으로서 입지를 강화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첫날에만 6조원 거래…400조 유입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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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의 가치는 유입 자금 규모에 달렸다. 일각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최대 400조원 규모의 자금이 수혈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상장 첫날 성적표는 우수하다. 거래 첫날부터 수요가 몰리면서 11개 ETF의 하루 거래 규모만 46억달러(6조원)에 달했다. 그중 일부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금 현물 ETF 거래 규모도 넘어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종목코드 GBTC)'를 비롯해 총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가 동시 상장돼 거래됐다.

이날 상장한 자산운용사는 그레이스케일 외 블랙록(IBIT), 아크인베스트먼트(ARKB), 위즈덤트리(BTCW), 인베스코 갤럭시(BTCO), 비트와이즈(BITB), 반에크(HODL), 프랭클린(EZBC), 피델리티(FBTC), 발키리(BRRR), 해시덱스(DEFI) 등이다.

이 중 그레이스케일의 GBTC 거래량이 압도적이다. 이날 GBTC 거래량은 5489만7000여 건으로, 이날 종가를 단순 적용하면 거래액은 22억3000만달러(2조9000억원)에 달한다. 개장 첫날 전체 11개 ETF 거래액의 절반 수준이다.

GTBC 거래액은 세계 최대 규모 금현물 ETF 거래 규모도 뛰어넘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SPDR 골드 셰어즈'(GLD)의 이날 추정 거래액은 12억3000만달러(1조6000억원) 수준이었다.

첫날 성적표대로 향후 거래도 활발하다면 기존 자산의 입지를 더욱 위협할 전망이다. 예상되는 연내 유입 자금 규모가 이미 기존 자산에 버금가기 때문이다. 유입 규모가 기존 전망을 뛰어넘는다면 이단아로 여겨졌던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을 뛰어넘는 시나리오는 현실이 되는 셈이다.

현재 스탠다드차타드(SC) 등 글로벌 전통 금융사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로 올해 1000억달러(131조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현재 미국 내에서 금 ETF를 통해 거래되는 자금 수준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자금 유입은 여러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며 "보수적으로 본다면 은 ETF의 총 운용자산(AUM)인 100억달러(13조원) 수준이지만, 매우 낙관적으로 본다면 최대 3000억달러(396조원)달러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낙관을 경계하는 분석도 나온다. JP모건은 12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로 가상자산 업계에 신규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낙관론에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유입될 신규 자본의 규모는 규제기관 방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규제기관은 가상자산이 기존 금융 시스템을 얼마나 차지할지, 그 허용 범위를 결정할 것이다. 또 수수료와 유동성도 신규 자본 규모를 결정지을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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