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하위 20% 통보 시작…연쇄 탈당 현실화하나
이재명 사천 논란 속 하위 20% 대상자 통보'하위 20% 통보' 김영주 첫 탈당…"모멸감 느껴"추가 탈당자, 제3지대 합류 가능성…야권 분열이재명, 당내 갈등 부추겨 총선 패배 위기감 팽배밀실 공천·현역 배제 여론조사에 분위기 뒤숭숭비명계 지도부 희생론 주장…계파 갈등 격화될 듯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현역 하위 20% 대상자에 대한 개별 통보를 시작했다. 하위 평가를 통보받은 김영주 의원이 즉각 탈당을 선언하면서 하위 평가 의원들의 추가 탈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제 3지대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어 야권 분열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으로서는 총선을 50일 앞두고 지지율 하락과 공천갈등 격화에 야권 분열이 더해지면서 패배 위기감이 팽배해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통합보다는 사천 논란으로 갈등을 부추기는 등 리더로서의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오전 현역 평가 하위 20% 대상자 31명에 대한 개별 통보를 실시했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대상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결과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위 20% 통보가 시작되자 민주당 내부는 크게 술렁였다. 하위 20% 대상자 명단이 지라시 형태로 돌기도 했다. 일부 의원들은 명단에 대해 '흑색 선전', '음해 공작'이라며 반박하는 일도 벌어졌다. 하위 20% 현역 의원 가운데 첫 탈당도 나왔다. 김영주 의원은 임 위원장에게 하위 20% 통보 전화를 받았다고 밝히며 "이재명의 사당으로 전락했다. 모멸감을 느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김 의원은 "저는 민주당을 떠나려고 한다"며 "민주당이 제게 의정활동 하위 20%를 통보했다. 영등포 주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모멸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에서 행해진 지역평가가 친명계에게 유리하게 설계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친명도 아니고 반명도 아니다"라며 "하지만 그런 저를 반명 낙인 찍었고 공천을 떨어뜨리기 위한 명분으로 평가 점수가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에 대한 하위 20% 통보는 이재명 대표 사당으로 전락했다고 볼 수 있는 가장 적나라하고 상징적 사례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밀실 공천 논란, 당 차원의 현역 배제 여론조사 시행에 당 분위기는 뒤숭숭한 상황이다. 일부 현역 의원들은 지도부를 향해 공개 반발하기도 했다. 홍영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지금은 민주당 모두가 하나가 돼 힘을 모을 때"라며 "원칙대로 공천과 경선이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주말 인천 부평갑에서 현역 홍 의원을 제외한 예비후보 경쟁력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은 의원 단체대화방에서 당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언주 전 의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등 법조 출신 여성 3인을 각각 용산과 중·성동갑, 동작을에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이 대표와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을 향해 " 더 이상 공천에 능력도 신뢰도 없으니까 2선으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사천 논란에 대한 반발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이에 하위 20% 평가 대상 통보를 계기로 연쇄 탈당이 현실화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지도부가 공천 과정에서 벌어진 논란을 수습하기는커녕 부추기는 분위기"라며 "당을 나가라고 등떠밀고 있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다"고 토로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사천 논란이 횡행한 상황에서 하위 20% 평가 발표의 공정성을 누가 믿겠느냐"며 "이대로라면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하거나 제3지대로 향할 현역들이 꽤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도부는 추가 탈당을 우려해 현역 의원 평가가 공정한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비명계를 타켓으로 현역 평가를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의도를 갖고 점수를 낼 수 없다"고 일축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철저히 비공개와 독립적 운영으로 평가작업이 진행해왔다"며 "누구를 타겟으로 의도와 목적을 갖고 점수를 올리거나 내리거나 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천 과정에서 비명계 뿐만 아니라 친명계 지도부의 희생이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사천 논란에 빠진 친명계와 지도부 희생을 요구하는 비명계가 강대강 대치를 벌이면서 계파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은 조정식 사무총장을 비롯한 친이재명계 핵심 참모진의 총선 불출마를 요구했다. 최 전 의원은 "총선패배의 기운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사무총장을 비롯한 대표의 핵심들은 불출마로 헌신하고 통합 공천으로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