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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전기차 시대 어떤 연구할까 [르포]

등록 2024-03-31 09:00:00   최종수정 2024-04-02 10: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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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종합기술연구소로 출범

승용, 상용 등 전 차종 연구개발 맡아

최근 전기차 개발역량 확보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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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뉴시스] 화성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전경 (사진 = 화성시 포토갤러리)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기아의 대형 전기 SUV EV9이 올해 '월드카 어워즈(2024 World Car Awards)'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로 선정됐다. 2022년 아이오닉5, 2023년 아이오닉6에 이어 기아 EV9까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3년 연속 올해의 자동차를 석권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기술력이 이미 세계 최고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시스는 27일 '현대차그룹 전기차 기술력의 산실'로 평가되는 남양연구소를 찾았다. 이날 찾은 남양연구소의 전동화 차량 개발 연구시설에선 전기차 시대 최고 수준의 완성차 회사, 그 이상의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려는 현대차그룹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남양연구소는 1995년 출범한 종합기술연구소로 신차와 신기술 개발은 물론 디자인과 설계, 평가 등 차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시설을 한데 모은 곳이다. 특히 최근 남양연구소에선 전기차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동력계'와 '배터리'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개발이 이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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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 4축 동력계 시험실 (사진=현대차그룹) 2024.3.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모터·인버터 성능 개발…'동력계 시험실'
전동화시험센터 안의 '전기차 동력계 시험실'에선 EV 핵심 구동계인 모터와 인버터 성능을 개발하고, 실차 효율을 평가해 전기차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게 한다.

이 시험실에선 특히 가혹한 테스트를 반복해 진행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상황과 조건을 모사해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신속히 파악한다.

실제 시험실에 들어서자 여러 유리창 너머로 모터가 '위잉' 소리를 내는 모터 소리가 들리는데, 시험 과정에서 동력계를 1축, 2축, 4축 구동으로 구분해 더 눈에 띄었다.

이영준 현대차 남양연구소 전동화 구동시험 3팀장은 "1축은 모터와 인터버에 초점을 맞추고 2축은 여기에 감속기가 추가로 붙은 것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며 "4축은 말 그대로 실제 차량과 유사한 상황에서 시험이 이뤄지고, 이처럼 (축별로) 구분해 시험하는 이유는 동력계 개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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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남양연구소 배터리 분석실에서 연구원이 성분 분석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2024.3.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배터리 소재 기술 공 들이는 이유는…
기초소재연구센터 소속 배터리 분석실에선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분석이 한창이다. 이곳에선 배터리셀을 구성하는 소재를 정밀 분석하고, 이를 통해 셀의 성능과 내구성 그리고 안전성을 고루 평가한다.

남양연구소는 배터리 분석실을 '드라이룸' 환경으로 운영한다. 소재 연구 특성상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재욱 재료분석팀장은 "전기차 배터리는 소재 특성상 수분에 민감하다"며 "드라이룸이라는 특수 환경에서 셀을 해체하고 분석을 진행해야 신뢰성 있는 분석 결과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이 배터리 소재 기술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 기술이 차세대 배터리 개발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소재 단계에서 특성을 이해하고 개선하면 개발 시 문제점을 미리 예방할 수 있고, 전체적인 완성도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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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남양연구소 상용환경풍동실 (사진=현대차그룹) 2024.3.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영하 40도' 극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테스트
전기차 동력계 시험실과 배터리 분석실을 거쳐 찾은 곳은 상용환경 풍동실이다. 이곳은 상용환경 시험동 내 3개 시험실 중 하나로, 내연기관과 친환경 상용차를 연구 및 테스트하는 곳이다.

이곳에는 주행 환경 시험을 위한 다양한 연구 장비가 대거 설치돼 있다. 이를 통해 냉각과 충·방전, 배기가스 인증 등 실차 주행 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실내 온도를 영하 40도에서 영상 60까지, 습도를 5%에서 최대 95%까지 조절할 수 있어 세계 곳곳의 극한 환경을 재현할 수 있다.

실제 이날 풍동실 내부 천장과 측면에는 태양광 장비가 설치돼 있었다. 이를 통해 시험실 온도는 중동 지역 테스트 기준 온도인 영상 45도에 맞춰져 있는데, 이 때문에 외투를 벗는 취재진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이강웅 상용연비운전성시험팀 책임연구원은 "시험실의 희소성과 기술력 때문에 수많은 기업과 정부 기관이 연구 및 비즈니스 협업을 위해 계속해서 환경풍동실을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력계부터 배터리 핵심 소재에 이르는 전기차 연구 개발 역량과, 세계 곳곳의 극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대규모 환경 시험장이 조성된 국내 최대 자동차 종합기술 연구소. 남양연구소는 지난 30년 성과를 바탕으로 전기차 시대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연구개발 산실로 위상을 더 높이고 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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