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강제종료 후 '채상병 특검법' 본회의 통과…여야 극한 대치(종합)

[서울=뉴시스] 김지은 신재현 한은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주도한 '채상병 특검법'이 여야의 극한 대치 속에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재표결 끝에 지난 5월28일 폐기된 지 37일 만이다.

 국민의힘은 "정쟁용 특검법"이라며 전날 22대 국회 첫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의사진행 방해)에 돌입했고, 토론 시작 24시간이 지나 강제 종료됐다. 이날 본회의도 여야 간 고성과 말싸움으로 얼룩졌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재석 190명 중 찬성 189명, 반대 1명으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처리에 반발해 퇴장했다. 다만 안철수 의원과 김재섭 의원은 회의장에 남아 각각 찬성, 반대표를 던졌다.

이틀간 이어진 필리버스터에서 여당 의원들은 채 해병 특검법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겨냥한 정쟁적 법안이며, 여당의 특검 추천권 배제 등 독소조항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살아있는 권력은 특검으로 수사해야 한다며 채 해병 1주기 전 특검법을 반드시 처리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맞섰다.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7월 해병대 채 상병의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망 사건에 대한 초동 수사·경찰 이첩 과정에서 대통령실·국방부가 개입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특검을 도입하는 내용이다.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재의결 끝에 최종 부결됐으며,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1호 당론 법안으로 다시 발의했다.

22대 국회에서는 특별검사 추천권한을 조국혁신당 등 비교섭단체까지 확대하고, 수사대상은 공수처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까지 포함해 종합적으로 수사하도록 보완했다

수사 기간은 70일로 하되 필요한 경우 1회에 한해 30일 연장할 수 있고, 이후 수사를 마치지 못한 경우 대통령 승인을 받아 30일 추가 연장할 수 있다. 특검 준비기간인 20일 동안에도 수사할 수 있도록 해 수사 기간은 최대 150일이다.

만약 대통령이 특별검사를 정하지 않으면 후보자 중 연장자가 임명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도 명시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전날 채 상병 특검법을 상정하자 국민의힘은 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24시간이 지나면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하는 '토론 종결권'을 활용해 특검법 표결을 강행했다.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토론을 중단시킬 수 있다.

여당 의원들은 우 의장이 무제한토론 종결 동의의 건을 상정하려 하자 의장석으로 몰려가 "물러나라"며 거세가 항의했고,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퇴거 명령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채 상병 순직 1주기인 오는 19일 전에 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15일 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민주당 등 야권 주도로 강행 처리된 법안을 윤 대통령이 거부하고, 국회로 되돌아온 법안을 재표결하는 행태가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되풀이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검법 통과 여파로 내일 예정된 22대 국회 개원식도 연기됐다. 국민의힘은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반발해 개원식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하고, 윤 대통령에게도 개원식 불참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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