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제2 연판장' 논란에 "구태정치…당 무너뜨리는 자해극"
일부 원외, '한동훈 사퇴' 전화 돌린 의혹한동훈 "연판장 해라…구태 극복하겠다"장동혁 "한동훈 아닌 당원들과 싸우는 것"박정훈 "보수 가치 무너뜨리는 자해극"진종오 "사과해야 할 사람들 따로 있어"
[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일부 원외 인사들이 한동훈 당 대표 후보의 사퇴 요구 기자회견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의혹이 '연판장' 논란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한 후보는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를 '제2 연판장 사태'로 규정하며 반격에 나섰다. 친한(친한동훈)계도 지난 전당대회 당시 나경원 후보를 낙마시킨 '구태 정치'가 반복돼선 안 된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한 후보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전날부터 자신의 사퇴 동의 여부를 묻고 다니는 것과 관련 "국민과 당원 동지들께서 똑똑히 보게 하자"며 "제가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론이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을 취소하지 말고 지난번처럼 그냥 하기 바란다"며 "국민과 당원 동지들께서 똑똑히 보게 하자. 당원 동지, 국민들과 함께 변화하겠다"고 했다. 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는 장동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말도 안 되는 받은 글(지라시) 돌리기, 대통령실 의중을 빙자한 전화 돌리기, 연판장에 이은 기자회견, 윤리위원회 제소로 또다시 구태정치가 전당대회를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과 당이 어찌 되든 호가호위하기 위해 툭하면 대통령마저 위험에 빠뜨리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 이것이 총선에 참패한 국민의힘의 현주소"라며 "이러니 총선에 이길 리가 있었겠나. 이제 한동훈과의 싸움이 아니라 당원과의 싸움"이라고 했다. 다른 당권 주자들이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과 관련한 한 후보의 사과를 촉구한 것에는 "누가 사과를 해야 하나. 무엇이 해당 행위이고 누가 윤리위에 가야 할 사람들인지 답은 이미 나와 있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다른 당권 주자들을 향해 "당 대표가 되고자 하는 목적이 고작 한동훈이 당 대표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함인가. 그 하나를 위해 지금껏 정치를 하셨나"라며 "연판장 꼭 돌리시고, 기자회견 꼭 하시고, 당원들로부터 판단받으시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최고위원 후보인 박정훈 의원도 페이스북에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말은 정권교체를 만들어낸 시대정신"이라며 "지금 우리 스스로가 이 가치를 무너뜨리는 자해극을 벌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한 후보를 상대로 '배신의 정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등 논란이 벌어진 것과 관련 "말로만 '배신자'를 외치는 게 약하다고 판단했는지, 사적인 문자까지 유출시켜 전당대회 전체를 망치고 있다"며 "못난 야당의 비아냥까지 감수해야 할 정도로 참담한 촌극이 펼쳐졌다"고 비난했다. 전당대회 선관위원회 소속 원외 당협위원장이 한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려던 시도에 연루된 것에는 "해당 선관위원은 '주변의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며 "당 지도부는 그가 누구로부터 부탁을 받았는지 분명히 밝혀내야 한다. 그래야 때마다 반복되는 우리 당의 '순사 놀음'을 멈출 수 있다"고 촉구했다. 청년최고위원 후보인 진종오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이 구태정치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앞으로의 선거에서도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지금 벌어지는 갈등은 단순히 한 후보 개인과의 싸움이 아니다. 당원들의 뜻을 거스르는 반역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 후보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작 사과해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다. 무엇이 진정으로 당을 위한 행동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며 "페어플레이를 통해 우리 당이 미래를 밝히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부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전날부터 다른 원외 인사들에게 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과 관련, 한 후보의 사퇴 동의 여부를 묻는 전화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한 후보의 사퇴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는 취지다. 한 후보는 이날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를 '제2 연판장 사태'라고 주장하며 반격에 나섰고, 원 후보는 '전혀 관련 없는 사안'이라며 연판장 주장 자체가 악의적인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