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스크밋나븐 벽화 깜짝…"사비나미술관에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
한국-덴마크 문화교류 특별전허스크밋나븐 한국 첫 대규모 개인전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세상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놀랍고 아름다운 곳이다." 덴마크 작가 허스크밋나븐(48)의 한국 최초 대규모 개인전이 서울 은평구 사비나미술관에서 24일 개막했다. 한국-덴마크 문화예술 교류 활성화를 위해 기획된 특별전이다. 코펜하겐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허스크밋나븐은 익명의 예술가로 명성을 얻었다. 이름 '허스크밋나븐'은 덴마크어로 ‘내 이름을 기억해 주세요’라는 뜻을 지닌 예명이다. 미술관, 공공장소, 도시 벽면 등 다양한 공간에 선보이는 만화 같은 작품은 풍자적 유머를 넘어 능동적 참여를 촉구하는 긍정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동 권리, 전쟁, 질병, 불평등, 차별 등 사회 문제를 그려낸다.
◆사비나미술관에 한국 최초 벽화 완성…전시 종료 후 제거 “사비나미술관은 굉장히 흥미로운 공간이다. 이번 전시는 공간을 하나로 만들어줄 수 있는 벽화 위에 나의 판화 작품을 볼 수 있다." 정체를 숨기고 작업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을 방문, 사비나미술관 공간 특성에 맞게 현장에서 직접 대형 벽화를 그려 완성했다. 한국 도착 직후 10일 동안 매일 9시간을 현장 작업에 매진하며 전시 공간과 직접 소통했다. 미리 준비된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아닌, 현장의 특성을 반영하여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는 작가만의 독특한 전시 콘셉트다. 이 공간에서는 대형 그라피티, 캔버스 회화, 판화, 3D 드로잉, 작가가 현장에서 직접 제작한 입체 작품과 오브제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장 벽면을 거대한 캔버스로 활용한 벽화는 압도적인 규모와 대담한 색채, 강렬한 그래픽적 표현으로 생기가 넘친다. "미술관이 보유한 다양한 오브제를 이용할 수 있어 많은 아이디어로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는 그의 벽화는 한국 관람객들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유일한 작품이며, 사비나미술관에서만 감상할 수 있다. 사비나미술관에 따르면 벽화는 전시기간 동안에만 한시적으로 공개되며 전시 종료 후에는 제거되고 벽면은 원상 복구 될 예정이다.
◆전시 제목 'The Big Picture' 의미 “나는 항상 주변을 둘러보는 눈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주변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는다. 영감은 힘든 일이고, 그것을 찾아봐야 한다. 위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전시 제목 'The Big Picture'는 허스크밋나븐의 예술적 비전과 철학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단순히 작품의 크기나 규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예술이 전달하고자 하는 포괄적이고 심오한 메시지를 반영한다. 작은 부분에 집착하지 않고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거시적 시각, 지속 가능한 미래를 예측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하는 능력, 불평등, 소외, 폭력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공감과 연대감을 강화하는 다층적 의미를 지녔다. “때로는 일상생활에 관한 것이기도 하고, 때로는 정치에 관한 것이기도 하고, 때로는 동물이나 다른 무언가를 그린 것이기도 하다. 나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예술을 만들고 싶고, 사람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다”(허스크밋나븐)
◆만화, 그라피티 아트, 포토아트 결합된 작품 특징 “미술보다 다른 분야에서 더 많은 영감을 얻었다. 나는 다른 예술 장르의 신비로움을 좋아한다.”(허스크밋나븐) 허스크밋나븐은 일상의 관찰에서부터 만화, 그라피티 아트, 포토아트, 문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얻은 영감을 결합하여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각언어를 개발한 융합형 예술가다. 작품의 특징은 ▲일상과 창의적 연관성, ▲유머와 풍자의 묘미, ▲사회적 메시지 등 3가지로 요약 된다. 작가가 어린 시절 즐겨 읽었던 프랑스 만화 아스테릭스와 벨기에 만화 럭키 루크는 그의 작품에 유머와 익살, 예상치 못한 전개와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 다양한 캐릭터 묘사 등에 뚜렷한 영향을 미쳤다.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담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명확한 스토리 라인을 제공한다.
이번 전시에는 벽화 뿐만 아니라 회화, 드로잉, 판화, 영상, 오브제 등 총 158점의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특히 A4 용지 한 장을 찢고, 접고, 구부려 움직임과 공간감을 강조한 3D 입체드로잉은 종이의 물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보여준다. 작가의 스튜디오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공간도 꾸몄다. 작가가 작업 동안 사용한 팔레트, 붓, 페인트통, 옷과 신발 등을 그대로 전시해 작가의 작업 환경을 엿볼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포용해야 한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경쾌하게 울리는 전시다. 10월27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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