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현대를 멋있게 걸어가는 작가였다"
서울시립미술관, 천경자 탄생 100주년23인 기획전·상설전 동시 개최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천경자는 현대(現代)를 멋있게 걸어가는 작가였다"(1963년 신문화랑서 연 천경자 여섯 번째 개인전을 보고 남긴 故 최순우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어록) 천경자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서울시립미술관이 기획전과 상성설을 서소문 본관 2, 3층에서 동시에 개최한다. 기획전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과 상설전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전시로 천경자의 작품과 함께 국내 여성 작가 23인의 작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천경자 미술관'으로도 유명하다. 1998년 故 천경자(1924-2015)화백이 93점을 기증하면서 2층에 상설전시장을 마련, 다양한 전시를 열어오고 있다. 2002년 처음 선보인 '천경자의 혼'과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등 '천경자 컬렉션 상설전'은 서울시립미술관을 국내 최고 미술관으로 거듭나게 했다. 일반 대중에게 인기 작가인 천경자의 작품 세계를 한층 더 깊게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다른 미술관과 차별화되었다.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였던 천경자는 한국 채색화 분야에서 독자적인 화풍과 양식을 구축했다. 활동 초기부터 ‘자유로운 창작과 개성’을 중시해 자신의 작품을 동양화나 한국화라는 틀에 가두지 않았다. '채색화는 곧 일본화'라는 당시의 편견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감수성과 개성적인 필치로 국내 화단을 진화시켰다. 유년기의 기억, 음악, 문학, 영화에서 받은 영감, 연인과의 사랑과 고통, 그리고 모정을 쿨하게 담아낸 '진정한 모더니스트였다'는 점에서 다른 작가들과 차별점을 갖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천경자와 동료·제자 23인전 천경자와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동료, 제자 등 여성 작가 23인의 작품 세계를 일제강점기, 한국 전쟁 등 시대적 배경과 함께 살펴본다. 한국 현대미술의 선구자인 천경자 작가를 기리는 동시에 격변의 시대를 살아내고 다양한 작품으로 한국 현대미술의 발전에 이바지한 정찬영, 이현옥, 정용희, 배정례, 박래현, 천경자, 박인경, 금동원, 문은희, 이인실, 이경자, 장상의, 류민자, 이숙자, 오낭자, 윤애근, 이화자, 심경자, 원문자, 송수련, 주민숙, 김춘옥, 차명희 작가의 작품세계를 동시대 흐름 속에서 재조명한다. 뿐만 아니라 역사적, 미술사적 맥락 안에서 당시 동양 화단을 살펴보기 위해 일제강점기 교육기관과 '조선미술전람회'(1922-1944), 광복 이후의 교육기관과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의 전개 및 그 외 단체활동과 업적을 연구하여 각 작가 연보와 작품 변화에 대한 상세하게 정리해 제공한다. 전시는 총 5개의 전시실에 걸쳐 선보인다. 정찬영, 이현옥, 정용희, 배정례, 박래현, 천경자, 박인경, 금동원, 문은희, 이인실, 이경자, 장상의, 류민자, 이숙자, 오낭자, 윤애근, 이화자, 심경자, 원문자, 송수련, 주민숙, 김춘옥, 차명희 등 총 23명의 작품 85점과 자료 300여점을 소개한다. 11월17일까지 열린다.
‘여행풍물화’로 분류되었던 작가의 기행 회화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길을 걸었던 천경자 작가의 인생 전반과 작품세계를 조망한다. 한국 미술사 속에서 천경자 작가가 가지는 중요성을 되짚어보고 작가가 기증한 작품을 통해 작품 기증의 의미를 제고해보는 전시다. 전시 제목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는 작가가 1986년 저술한 여행 수필의 제목으로, 한곳에 머물지 않고 경계 없이 이동하는 ‘바람’이라는 소재를 통해 심리적, 물리적, 지리적, 문화적으로 경계 없이 넘나들며 자신만의 길을 걸었던 천경자의 인생 전반과 작품세계를 은유한다.
이번 전시는 ‘환상과 정한의 세계’, ‘꿈과 바람의 여로’, ‘예술과 낭만’, ‘자유로운 여자’ 등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총 30점을 공개한다. 이 가운데 19점은 오랜 기간 대중에게 전시되지 않았던 소장품들로, 천경자 컬렉션을 재조명한다. 두 건의 전시 모두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도슨팅 앱을 통해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으며 휴관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2시 도슨팅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관람은 모두 무료.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