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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시추 빈손 '대왕고래' 팔수록 빚잔치…고민 깊어지는 석유공사

등록 2025-02-09 09:00:00   최종수정 2025-02-10 17: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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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 동해 가스전 사업을 주도로 500억 손실

"해외투자 장담 못해"…2~3차 추가 시추도 불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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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대왕고래 시추 모습.(사진=석유공사 제공)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대왕고래 1차 탐사 시추에서 가스 징후가 일부 포착됐지만 경세성 확보는 어려운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사업을 지속할 지 중단할 지 여부를 두고 사업을 주도했던 한국석유공사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1차 시추 실패로 예산 확보가 어려워진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올해 예산에서 대왕고래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된데다 향후 추가경정예산 편성에도 반영되지 않을 공산이 커 사업을 진행하려면 금전적 부담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대왕고래 1차 시추 관련 백브리핑'을 갖고 "1차 시추를 통해 양질의 저류층, 두꺼운 덮개함, 셰일층을 확인했지만 탄화수소는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였다"고 밝혔다.

정부는 대왕고래에 대한 추가 시추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번 시추를 통해 전체 구조를 살필 수 있었던 만큼 대왕고래에 대한 추가 시추는 멈추고 오징어, 명태 등 나머지 6개 유망구조에 대한 탐사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2차 시추를 추진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한데 현재로선 올 상반기 편성 가능성이 높은 추경에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사업 예산은 담기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다.

1차 시추에서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석유공사가 1000억원(정부 50%, 공사 50%)을 투입해 사업을 강행했지만 소득이 없었던 만큼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사업의 원점 재검토 등을 요구하며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정부는 해외 메이저 개발회사 등이 그동안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사업에 높은 관심을 표명해온 만큼 2차 시추부터 해외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석유공사와의 합작 형태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1차 시추에서 탄화수소 부존 여부를 밝히지 못한 만큼 해외 기업 투자도 장담할 수 없다. 이 경우 1차 시추때처럼 석유공사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석유공사가 2020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는 등 재무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1차 시추 실패로 인한 500억원 가량의 손실도 석유공사가 떠안았기 때문에 단독 탐사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석유공사가 사채발행 및 장기차입을 통해 올해 32억5100만 달러(5857억원)를 조달한다는 계획도 무산될 공산이 크다. 이 계획은 1차 시추 결과 이전에 알려졌지만 현 상황에선 무리하게 사채를 발행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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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웨스트 카펠라호 전경.(사진=석유공사 제공)

 
일각에선 2차 시추를 돌입하는 시점이 정부의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점친다.

2차 시추부터 들어가는 정부 예산은 예비타당성조사 없이 투입됐던 1차 시추와는 달리 예타를 거쳐 투입될 수 있는데다 1차 탐사시추 분석 결과를 토대로 유력한 유망구조를 가려내고 이를 정치권 등에 설득하는 과정도 포함될 수 있어서다.

그동안 석유공사가 진행해온 자원개발사업에서의 손실률이 높다는 점은 약점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실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지난해 12월까지 모두 78개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종료했고 총투자액 4조8100억원 중 3조1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손실률은 65%다.

이들 78개 사업은 모두 '유망성 부족'으로 사업이 종료된데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22개 해외자원개발사업도 26조원에 달하는 투자액 중 11조원이 넘는 손실액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실률을 43%에 달한다.

석유공사가 다양한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하면서 투자액보다 높은 손실률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에 당위성을 국회와 정부, 국민에 설명하더라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5~6월에 대왕고래 첫 탐사시추 정밀분석 결과가 발표된 이후 남은 6개 유망 구조 탐사 진행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대왕고래가 가장 유망한 곳이었던 만큼 2~3차 시추가 실시될 수 있을 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석유공사가 대왕고래 1차 시추에 대한 빚을 떠안은 상황에서 해외기업들의 투자를 받지 못할 경우 단독으로 자원개발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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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 전경. (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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