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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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대러 제재안 공개…러시아 정교회 수장·군인도 입국 금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가 9일(현지시간) 러시아군에서 복무한 군인들의 EU 입국을 금지하는 등 에너지·금융·무역뿐 아니라 인적 제재까지 포함한 제21차 대(對)러시아 제재안 초안을 공개했다. 대러 제제안은 27개 EU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를 거쳐 확정된다. 폴리티코 유럽과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이날 공개한 21차 대러 제재안 초안에 러시아군 전·현직 군인, 우크라이나 침공 참여자들의 EU 입국을 금지하는 구상을 담았다. EU 집행위가 러시아 군인의 입국 금지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도이체벨레(DW)는 전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에게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러시아군에 복무한 모든 인원이 입국 금지 대상"이라고 말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유럽의 문이 러시아의 전·현직 전투원들에게 열려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로뉴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성전(聖戰)'으로 규정하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한 러시아 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를 제재 대상자로 등재하는 방안도 21차 제재안에 담겨 있다고 했다. EU는 2022년 키릴 총대주교를 제재 명단에 올리려 했지만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끌던 헝가리 정부가 종교의 자유를 이유로 반대해 무산됐다. 하지만 페테르 머저르 신임 총리는 키릴 제재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러시아산 원유(우랄유) 가격 상한(price cap)을 배럴당 44.10달러인 현 수준에서 동결하는 방안을 담았다. EU는 우랄유 (Urals) 가격 상한을 평균 시장 가격보다 15% 낮은 수준으로 6개월 마다 자동 조정하고 있다. 우랄유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배럴당 87달러까지 치솟은 상황으로 자동 조정시 러시아에 경제적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만큼 다음해 1월까지 자동 조정을 연기하겠다는 구상이다.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뒷받침해 온 '그림자 선단’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유조선 30척을 제재 명단(현재 632척)에 추가해 EU 항만과 해운 서비스 접근을 차단한다. 그림자 선단의 활동을 지원하는 항만·정유시설 등 기반 시설도 제재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러시아에 대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판매를 금지하고 러시아산 원유 거래·정제에 관여하는 항만·공항·정유시설과 거래를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EU 집행위는 러시아 은행 31곳과 러시아 자금의 우회 통로로 지목된 제3국 은행·암호화폐 기업·플랫폼·석유 트레이더 20곳에 대한 신규 제재를 제안했다. 러시아가 가상 자산을 통해 제재를 회피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암호화폐 플랫폼 11곳과 거래를 금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EU가 러시사와 제3국에 위치한 90개 금융기관의 자산 동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러시아로 수출되는 금속·합금·드론(무인기) 부품 등에 추가 제한도 제안했다. 특히 고성능 합금과 분말형 니켈, 화학제품 등 군사산업에 활용될 수 있는 품목이 수출 제한 대상으로 지목됐다. 금속과 부품 등 러시아산 상품에 대한 수입 금지는 유지·확대될 예정이다. EU 집행위는 러시아와 관세동맹을 맺고 있는 벨라루스가 대러 제재를 우회하는 '뒷문' 역할을 해왔다는 판단에 따라 벨라루스에도 같은 품목에 대한 수출 제한을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제재 회피에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중국·튀르키예·아랍에미리트(UAE)·인도·키르기스스탄 소재 기업들도 제재에 포함됐다. EU 집행위는 러시아산 대구의 EU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등 수산업에 대한 제재도 처음으로 제안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 경제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며 "우리 제재는 러시아 전쟁 수행을 떠받치는 경제적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생활 수준 하락, 높은 인플레이션, 세금 인상 등은 EU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분명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980호 06-10 14:04 -
WHO "한타바이러스, 코로나19 아냐…공중보건 위험도 낮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 크루즈선 'MV 혼디어스'에서 발생한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과 관련해 "공중보건상 위험 수준을 낮음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이날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연 관련 브리핑에서 "현재 사망자 3명을 포함해 총 8건의 사례가 보고됐다"며 "8건 중 5건은 한타바이러스로 확진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발견된 한타바이러스는 '안데스(Andes)' 바이러스로 밀접하고 장기적인 접촉을 통한 인간 간의 제한적 전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유일한 종"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심각한 사안이지만 WHO는 공중보건 위험도를 낮음으로 평가한다"며 "잠복기를 고려할 때 추가 사례가 보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우선순위는 영향을 받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도록 보장하고 배에 남은 승객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품위 있게 대우하며 바이러스의 추가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24에 따르면 보건 당국자들은 코로나19보다 전염성이 낮은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할 것이라는 공포를 일축하고 있다. 압디 라만 마하무드 WHO 비상경보·대응 국장은 "공중보건 조치가 이행되고 모든 국가간 연대가 이뤄진다면 이번 발병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마리아 반 케르코브 WHO 유행병·펜데믹 예방·방역 국장도 "이것은 유행병(epidemic)의 시작이 아니다. 팬데믹의 시작도 아니다"며 "이것은 코로나19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집단감염은 한 승객이 아르헨티나에서 승선 전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배가 대서양을 횡단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킨 것으로 보인다.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은 영국과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치료를 받거나 격리 중이다. 한타바이러스는 보통 감염된 설치류로부터 전파되는 희귀 호흡기 질환으로 호흡기와 심장 기능 저하, 출혈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현재 백신과 치료제는 없다. 976호 05-08 11:30 -
트럼프 이란戰 목표·조건·시점 '오락가락'…"美 소프트파워의 종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민간 선박 통항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발표한 '프로젝트 프리덤'을 불과 이틀 만에 중단했다. 미국의 대(對)이란 메시지가 종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불분명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오후 트루스소셜을 통해 "파키스탄과 다른 국가들의 요청, 대(對)이란 작전에서 거둔 엄청난 군사적 성공, 그리고 이란 대표단과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합의를 향한 큰 진전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프리덤 일시 중단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프리덤을 시작한 지 불과 이틀 만이자, 피트 헤그세스 국방·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앞으로도 상선 통항 지원을 지속한다고 밝힌 당일 브리핑 내용까지 뒤집은 전격 선언이었다. 그는 지난 3일 "전 세계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자국 선박을 풀어주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지 미국에 요청해왔다"며 프로젝트 프리덤 구상을 띄웠다. 미군은 4일 작전에 착수했고, 루비오 장관은 5일 브리핑에서 '장대한 분노 작전(Epic Fury)' 종료 및 프로젝트 프리덤 개시를 공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이란과의 협상이 진전됐다며 프로젝트 프리덤을 중단시켰다. 협상 직전 고강도 압박 방안을 발표했다가 유야무야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패턴이 반복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방 주요 언론은 이날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메시지 불확실성을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통령이 시점 관련 입장을 계속 바꾸고 있다"며 "오락가락 메시지의 가장 분명한 사례는 종전 시점 발언이며, 백악관이 혼란 수습에 나서는 상황까지 왔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일 오전 "전쟁이 3일 내 끝날 것"이라고 했다가 오후 대국민 연설에서는 "2~3주간 이란을 초고강도(extremely hard)로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초고강도 공격은 없었고, 7일 오전에는 '문명 소멸'을 언급했다가 오후 '2주 휴전'을 발표했다. 그는 휴전 선언 당시에는 핵 및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강조했는데, 전쟁권한법상 의회 승인 없이 작전을 이어갈 수 있는 60일 만료가 임박하자 '공격 작전은 휴전 시점에 종료됐다'고 또다시 입장을 고쳤다. 그러면서 '장대한 분노' 작전을 대체하는 방어적 구상으로 프로젝트 프리덤을 띄웠는데, 이마저도 이틀 만에 중단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작전은 시행 하루밖에 되지 않았고 겨우 몇 척만 빠져나온 상태였다"며 "해협 작전 중단은 행정부 기존 입장과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궁극적 목표와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 대한 인식도 명확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28일 테헤란 공습 개시 직후 첫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의 5대 목표를 제시했다. 핵무장 근절, 탄도미사일 전력 파괴, 해군 궤멸, 헤즈볼라 등 대리세력 단절, 그리고 정권 전복 유도였다. 그러나 주요 외신은 이 중 해군 궤멸을 제외한 4개 목표에서는 유의미한 성과가 없다고 본다. 핵협상은 첫발도 떼지 못했고, 미국 정보당국에 따르면 탄도미사일 전력은 전쟁 전 대비 절반 수준을 유지 중이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혈전을 이어가고 있으며 예멘 후티의 참전 가능성도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5개 목표 중 핵심인 정권 교체 관련 입장을 완전히 바꿨다. 그는 지난달 1일 대국민 연설에서 "정권 교체는 미국의 목표가 아니었지만, 기존 지도부가 사망하면서 실질적으로 정권이 교체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권력을 승계한 점,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한 강경 군부가 계속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점 등을 볼 때 이란 정권 교체는 설득력이 없다는 견해가 대다수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도 수차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는 지난 3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차단하자 재개방을 촉구하며 폭격을 강화했으나, 수일 후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과 무관하다며 아시아·유럽 주요국이 병력을 보내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다가 2주 휴전 직후 이란이 다시 호르무즈 해협을 닫아걸자 해군 전력을 전개해 이란 해상 봉쇄를 단행했고, 대치 상황이 교착되자 호르무즈 통항을 강제로 재개하는 프로젝트 프리덤을 띄웠다가 이틀 만에 중단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이란 협상 전망에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장관,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리언 패네타 전 장관은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지도자가 이렇게 자신의 논리를 바꾸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 말에 가치가 없다고 오래 전에 판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 소프트파워의 종말'이라는 포린폴리시(FP) 기고문에서 "트럼프 행정부 외교정책의 핵심 특징은 하드파워에 대한 절대적 자신감과 소프트파워에 대한 완전한 경멸"이라며 "하드파워를 숨기거나 정당화하려는 노력조차 거의 없고, 오히려 규범을 어기고 고통을 가할 때 기뻐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마샬플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립, 냉전 종식 등 미국 외교사의 대성공은 적국과도 건설적이고 관대하게 협력하고 국내의 부정적 요소를 개선해 국제 위상을 높이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조언했다. 975호 05-0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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