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악용 '졸피뎀' 지난해 608만건 처방···4년 새 30% 급증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범죄 악용 우려가 있는 불면증 치료제 '졸피뎀'의 처방건수가 4년 새 30%나 늘어나는 등 관리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송석준 의원(자유한국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료기관에서 졸피뎀을 처방한 건수는 2012년 482만6000건에서 지난해 608만4000건으로 약 30%가 증가했다.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한 금액도 2012년 161억3300만원에서 2016년 180억원으로 늘었다. 졸피뎀은 수면 유도제로 쓰이는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장기간 복용하면 환각 증세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등 인체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는 의약품이다. 우리나라의 졸피뎀 소비량이 세계 7위에 이르는 만큼 최근 5년간 졸피뎀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2013년 437건이던 부작용 보고는 2016년 704건으로 61%나 증가했다. 문제는 졸피뎀이 성범죄 등에 악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2006~2012년 사이 의뢰된 진정제 성분 약물로 성범죄를 저지른 148건 중에서 졸피뎀이 31건으로 21%를 차지했는데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 실제로 졸피템은 SNS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졸피뎀은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되지만 송석준 의원실에서 졸피뎀 판매자에게 접촉을 하자 해외 배송으로 12정 기준 28만원에 판매한다는 판매자와 쉽게 연락이 닿았다. 심지어 이 판매자는 성범죄에 이용하려는지 의도를 묻고 작업용이면 소위 물뽕이라 불리는 타 마약류를 추천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의약품 오·남용으로 인해 국민건강이 멍들고 있다"며 "졸피뎀과 같은 향정신성 의약품이 성 범죄 등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사 당국과 함께 불법유통에 대한 단속과 처벌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