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美시리아 공습에 군사 보복하나…무력 충돌 위험
보복 경고해도 실제 군사 행동은 자제해 와美공습 규모에 따라 대응법 달라질듯
그동안 러시아는 미국의 시리아 군사 행동을 비판하면서도 구체적 행동은 취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미국이 과거보다 규모가 큰 공습을 단행할 경우 러시아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올들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과 영국 이중 스파이 암살 시도, 군비 경쟁 심화로 악화일로를 걸었다. 이 때문에 시리아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까딱하면 실제 충돌로 이어질 위험이 도사린다. 러시아국제문제연구소(RIAC)의 안드레이 코르투노프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ABC뉴스에 "과거 쿠바 미사일 위기 같은 정점에 있다고 보진 않는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 취임 이후 상황이 어느 때보다 위험해 진 건 맞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미국과의 직접적 군사 충돌을 불사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최근 양국 간 공격적 언행이 증가했고 시리아 내전에 따른 긴장까지 고조된 상황을 고려하면 무력 갈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러시아는 미국의 미사일이나 전투기가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자국 군시설, 군인을 위협할 경우 이를 격추하거나 발진지를 공습하겠다고 수차례 주장했다. 다만 경고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 러시아는 작년 4월 미국이 시리아 칸셰이쿤 화학무기 사태를 이유로 시리아 공군기지를 순항 미사일로 타격하자 이를 강력히 비난했다. 그러나 미사일 격추나 군사적 보복 같은 실질적 조치는 전혀 취하지 않았다. 미국도 시리아 사태로 러시아와 직접 군사적으로 부딪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시리아 공습 당서 미국은 러시아에 타격 계획을 사전 통보해 러시아군 피해를 예방했다.
미국이 공습 강도를 증대하면 러시아 역시 대응을 강화하려 들 것이 뻔하다. 게다가 영국 이중 스파이 암살 의혹으로 불과 한 주 전 미국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부과한 상황이라 러시아는 계속되는 미국의 압박을 애써 모른 척 할 수도 없다. 러시아 전문가들 사이에선 러시아 정부가 상징적 의미에서 몇몇 미국 미사일에 대해 격추를 시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아가서 미국 공격으로 실제 러시아군 피해가 나면 러시아 역시 행동에 나설 구실을 얻게 된다. 러시아의 외교정책 분석가 블라디미르 프로로프는 러시아의 대응은 미국 공습 규모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아제르바이잔의 군사안보 전문가 푸아드 샤흐바조프는 러시아 정부의 보복 경고를 명심할 필요가 있다며 "러시아가 (서방 지지를 받는 시리아의) 반군이나 미국 특수군 주둔지에 미사일 공격을 가할 수도 있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미국 중동연구소(MEI)의 군사전문가 빌랄 샤브는 온라인매체 복스에 "(미러 무력 충돌의) 위험은 낮다고 본다"며 "하지만 고의든 아니든 러시아 군인이 숨지면 러시아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시리아 내 우리 군에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실재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