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원 300명, 美의회에 "이란 핵협정 폐기 막아 달라"
영국·독일·프랑스 현역 의원들 공동 서한"핵협정 폐기시 신뢰 훼손 외교 어려워져"
영국의 리처드 베이컨 하원의원(보수당)과 독일의 오미드 누리푸르 의원(녹색당), 프랑스의 델핀 오 하원의원(앙마르슈)은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을 통해 미 의회에 발송한 서한을 공개했다. 이 서한에는 영국, 독일, 프랑스의 국회의원 300여 명이 서명했다. 오 의원의 경우 한국인 아버지를 둔 한국계 프랑스인이다.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을 갈기갈기 찢어 버리게 놔 두지 말아 달라"며 "핵협정은 핵 무장 경쟁 위험을 대폭 낮춘 중대한 돌파구다. 협정을 폐기하면 항구적인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 유럽, 미국, 국제사회는 10년 넘게 이란이 핵무장할 경우 가해질 즉각적 위협을 우려해 왔다"며 "이 위협에 맞서 중동을 안전한 곳으로 만들려면 국제사회가 함께 외교 협상과 제재의 힘을 활용해야 한다"고 썼다. 의원들은 핵협정을 통해 이란의 핵농축 시설 대부분이 해체됐고 핵 군비 경쟁의 위험도 크게 줄었다며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던 이유는 국제사회가 단합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유럽과 미국은 강력하게 단합된 범대서양 파트너십이 러시아와 중국까지 확대돼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는 연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함께 증명해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연합체가 지금 위험에 빠졌다. 미국 정부는 이란이 책임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증거도 없이 JCPOA를 폐기하려고 한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이란 핵프로그램에 대한 통제를 끝장내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장기적 위험은 훨씬 더 심각하다. 국제사회에서 협상 파트너로서 우리의 신뢰가 훼손되는 건 물론 평화와 안보 보장을 위한 도구인 외교에도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변동성이 심한 지역에서 핵 확산을 방지하는 건 미국과 유럽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이를 통해 범대서양 파트너십을 국제정치의 안정적이고 신뢰할 만한 동력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는 이 같은 도전에 함께 맞서기 위한 최선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대화하고 싶다"며 "협정이 폐기되면 이란 제재를 놓고 형성한 대연합을 다시 구성하는 일은 불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와 독일)은 13년간의 협상 끝에 2015년 핵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멈추고 서방은 대 이란 경제 제재를 완화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며 핵협정을 완전히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의 협정 탈퇴를 경고했다. 그는 오는 5월 12일 핵협정 갱신 여부를 다시 결정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