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아전인수 해석…'범법자 속출' vs '산입범위 확대에 효과↓'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10.9% 인상률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8350원이라는 수치에 대해서도 상당한 해석 차이를 보이고 있다. 노동계는 이번 최저임금 결정 전에 이뤄진 산입범위 확대로 인해 이번 10.9% 인상의 효과는 이보다 훨씬 낮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인한 실제 최저임금 인상률은 한 자릿수인 9.8%(8265원)로 추산하고 있다. 산입범위 확대로 인한 삭감효과 1.1%포인트를 반영한 것이다. 또한 산입범위 확대로 인해 직접적 불이익을 당하는 노동자 중 1~3분위에 속한 노동자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10.9%가 아니라 2.4%(7710원)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민주노총 이창근 정책연구위원은 "9.8%를 반영한 2019년 실제 최저임금 8265원은 전체 노동자 가구 평균 생계비 대비 58%에 불과하다"며 "저임금 노동자 생활 안정 도모라는 최저임금제도의 근본적 취지를 충족시키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노동계는 산입범위 확대로 인해 오히려 올해보다 임금이 감소하는 노동자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기본급 157만원에 복리후생비 40만원을 받고 있는 노동자의 경우 올해 197만원을 받지만 내년에는 복리후생비 40만원 중 내년 최저임금 174만원의 7%인 12만원을 제외한 28만원이 최저임금에 산입돼 수령액은 186만원(174만원+12만원)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노총 강훈중 대변인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임금이 감소하는 노동자가 발생할 수 있지만 정부가 모든 노동자의 임금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서 노동자는 임금감액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조직되지 않은 사업장 노동자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 부담이 크다며 범법자가 되는 사업주가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등 일부 업종의 경우 불복종 투쟁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결정 협상 과정에서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협상을 거부하고 결국 최저임금위원회 심의·의결도 보이콧 한 바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부결된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을 고용노동부에 정식으로 이의 제기하기로 하는 한편 서울 광화문 등에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천막본부를 설치하고 대규모 집회 등에 나서기로 했다. 경총 관계자는 "중위임금 대비 60%를 넘어서는 등 우리 최저임금의 상대적 수준이 이미 세계 최상위권에 도달해 있는 상황"이라며 "어려운 경제 여건과 고용 부진이 지속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10.9% 인상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한계 상황으로 내몰 것"이라며 "향후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은 반드시 시행돼야 하며, 정부는 부작용을 경감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