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거래 절벽' 현실화 되나
9月 거래량 전달比 75% 급감…공인중개사 "개점휴업"1억 떨어진 급매물 나와도 매수·매도자 모두 '관망세'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최근 12억원에서 1억원 떨어진 급매물로 나온 물건 계약 말고는 실제 계약이 성사된 게 없어요. 매수 대기자에게 1억원 떨어진 급매물을 소개해도 망설이는 분위기예요. 매도자나 매수자나 서로 눈치만 보고 있으니 사실상 개점휴업이나 다름없어요." 서울 마포구 공덕동 A공인중개사 말처럼 최근 부동산 시장 '거래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9·13 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은 평균적으로 거래량이 급감하고, 가격 상승폭도 둔화되는 양상이다. 최근까지 상승하는 호가를 고집하던 매도자와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매수자간 치열한 눈치싸움으로 부동산 거래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계약일 기준)은 297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1만2774건에 비해 75%나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9월(6355건)과 비교해도 47% 급감했다. 또 이달 중순까지의 거래량도 183건에 불과하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도 둔화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7%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는 5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된 것으로, 지난 6월18일 조사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서울 동남권 강남4구(강남·서초·송파, 강동)는 전주와 같이 0.05% 상승에 그쳤다. 강동(0.08%), 송파(0.06%), 서초(0.04%), 강남(0.03%)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용산(0.05%)과 영등포(0.02%) 등 최근 급등지역도 상승세가 약화되고 있다. 다만 종로(0.15%) 등 매물 부족지역과 동대문(0.14%), 성북(0.11%), 은평(0.10%) 등 개발호재지역, 구로(0.10%) 등 상승폭이 낮았던 지역 등은 상대적 저평가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9·13대책과 9·21공급대책의 영향으로 매도자·매수자 모두 관망세가 이어지며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권 못잖은 집값 상승을 보인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도 관망세로 접어든 모양새다. 공인중개사들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으로 실제 안정세인지, 일시적인 현상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인근 B공인중개사는 "근에는 아파트값 문의 전화조차 뜨문뜨문 온다"며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부과 등 강력한 부동산 정책으로 사실상 매수심리가 위축됐고, 이 같은 현상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호가가 15억원에서 현재 5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 떨어졌다. 용산푸르지오 단지 내 C공인중개사는 "용산의 아직까지 인근 개발 호재들이 있어 문의 전화도 오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 거래까지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 않고, 일단 매도자, 매수자모두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거래 절벽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심교연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물량이 나와도 매우 적은 물량이고, 그 물량도 바로 바로 소진되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시장은 지금 불안한 상황에서 눈치 보는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심 교수는 이어 "서울 집값이 최근 몇 년 동안 너무 많이 올라 매도자가 워낙 비싸게 부른 상태에서 최근에 가격을 약간 낮췄지만 매수자 입장에서 아직도 여전히 높다"며 "정부에 부동산 규제 정책 등이 합쳐져 최근 거래 절벽이 생겼지만, 가격 조정 이후에 다시 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3시 신도시 등 추가 공급대책과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다양한 변수가 남았지만, 매수자들의 구매 심리가 위축되면서 당분간 부동산 거래 절벽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