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PC방 살인' 김성수 "죗값 치르겠다…동생 공범 아냐"
"우울증 진단서, 가족이 냈다"피해자 가족에겐 "죄송하다"
김씨는 이날 오전 11시께 충남 공주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로 이동하기 위해 서울 양천경찰서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씨는 그간 양천서에 입감돼왔다. 까만 뿔테안경을 쓰고 등장한 김씨는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취재진의 질문에 잘 들리지 않는 작은 목소리로 웅얼거리듯 답변했다. 김씨는 범행을 왜 저질렀는지, 왜 그렇게 잔혹하게 했는지 등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동생이 공범이란 의혹이 있다"는 말에 "공범이 아니다"라고 중얼거렸다. "우울증 진단서를 왜 냈냐", "누가 냈느냐" 등의 질문엔 각각 "제가 낸 게 아니다", "가족이 냈다"고 답했다. 피해자 가족에게 한마디 해달란 요청엔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씨가 처음 언론 카메라 앞에 선 이날 현장엔 취재진 100여명이 몰렸다. 경찰은 앞서 오전 김씨의 얼굴을 포함한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김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글의 동의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할 정도로 국민적 공분이 크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경찰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 ▲피의자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만한 충분한 증거의 존재 ▲국민의 알 권리, 재범 방지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 ▲피의자가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을 것 등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 신상 공개 결정을 내린다. 치료감호소로의 이동은 서울남부지법이 지난 19일 김씨에 대한 감정유치 영장을 발부한 데 따른 조치다. 감정유치는 피의자를 전문 의료시설에 머물게 하면서 전문가가 정신감정을 하는 일종의 강제처분이다. 김씨는 치료감호소에서 최장 1개월 동안 정신감정을 받게 된다.
사건을 수사한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앞서 14일 오전 강서구 한 PC방에서 서비스가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아르바이트생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일각에선 김씨의 동생이 형의 범행을 돕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의 팔을 붙잡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동생이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형이 흉기를 꺼내 든 모습을 본 이후 동생이 형을 붙잡으며 제지했다는 점 등을 들어 동생이 범행에 공모했거나 방조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편 김씨가 심신미약으로 감형받지 않게 해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 동의자 수는 게시 닷새 만인 이날 오전 11시 기준 84만6628명을 기록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