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식대여중단]전문가들 "공매도 영향 미미…시장에는 부정적"
김성주 이사장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대여 중단""주식대여가 공매도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후에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전문가 "국민연금 주식대여 중단해도 영향 미미…국민연금 비중 1% 미만""향후 '기회의 불평등' 문제 불거질수도…부작용 우려↑"
【서울=뉴시스】하종민 기자 =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대여 중단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국내 공매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연금의 주식 대여의 비중이 적은 만큼 외국 기관들이 해당 물량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주식 대여 금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향후 '기회의 공평성' 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민연금, 국내 주식대여 중단…"시장 영향 고려해 재개 여부 정할 것" 23일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내부 토론을 거쳐 지난 22일부터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대여를 신규 거래에 대해 중지했다"고 밝혔다. 김성주 이사장은 "기존 대여된 주식은 차입기관과의 계약을 고려해 연말까지 해소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주식대여가 공매도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후에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기관에 빌려준 주식이 공매도에 악용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국민연금이 대여한 주식이 공매도에 사용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은 전체 거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수준이라며 공매도에 따른 피해가 크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공매도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이 부정적으로 형성되자 국민연금 역시 꼬리를 내렸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국민연금 주식대여 금지 청원이 올라왔고 국민들이 이 부분에 호응하면서 주식대여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 주식대여 중단 영향 미미…'기회의 불평등' 문제 등 부작용 우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주식대여 중단이 실제 국내 공매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의 주식대여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며 "국민연금이 주식대여를 중단한다고 해도 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 연구위원은 "또한 공매도 거래 주체는 대부분 외국인"이라며 "외국인들은 다른 외국 기관을 통해 주식을 대여하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의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대여 규모는 월말 평균잔고 기준 4480억원으로 전체 대여시장(66조4040억원) 대비 0.68%에 불과하다. 그는 "공매도 거래 역시 일반 투자기법 중 하나일 뿐이다"며 "현재 공매도 거래의 문제점은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식대여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롱·숏(매수·매도)펀드 및 헤지펀드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관점에서 시장의 활성화에 역행하는 조치다"며 "일반적으로 대차 종목 매도의 기능은 ‘시장의 적정 가격 발견 기능’에 있지만 숏을 하지 못하는 전략으로 인해 과거 시장과 같은 매수 일변도 혹은 매수 우세 전략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차후 시장엔 외국인 투자자만이 대차 매도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주식대여 중단이 ‘기회의 공평’에는 오히려 저해 요인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 주식대여 금지에 대한 '찬성’ 응답 비율은 76.1%로 집계됐다. '반대' 응답은 13.1%에 불과했고 '모름·무응답'은 10.8%를 기록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