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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당내 대선주자 챙기기...윤석열 입당 간접 압박

등록 2021-06-23 15:2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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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오세훈 등 잇달아 만나며 힘 싣기

하태경·유승민 등 이준석 인연 강조하기도

윤석열엔 "당내 인사 아냐…공식 대응 없다"

정치권 "입당하면 대처할 거란 메시지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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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강경태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제주에너지공사 신재생에너지 홍보관앞 해안도로에서 전동 킥보드를 체험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1.06.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문광호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엑스(X) 파일' 논란으로 주춤한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 잇달아 당내 주자들을 만나며 본격 자강론 행보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이 여전히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을 계기로 당 내 주자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면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직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네거티브에 흔들리는 윤 전 총장에게 조직의 보호를 받으라는 간접 압박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원코리아 혁신 포럼 출범식 참석한 데 이어 이날 원희룡 지사와 함께 제주 일정을 소화했다.

이 대표는 원 지사가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탄소 없는 섬 2030' 정책 관련 브리핑을 받고 당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는 등 힘 싣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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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현안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06.22. [email protected]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청에서 가진 현안간담회에서도 정책적인 차원의 협조를 약속했다. 이 자리는 국민의힘 측의 요청으로 마련됐다.

그는 "오세훈 시정의 성공이 결국 대선 승리와 지방선거 승리의 초석이 될 거라는 걸 강하게 공감했고 이를 위해 정책적 협조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특히 오세훈 시장이 주력하는 부동산대책과 그것 외에도 사실 여러 가지 논제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를 이루고 당정협의를 마쳤다"고 전했다.

야권 대선주자들 역시 국민의힘 전당대회 돌풍의 주역인 이 대표의 이미지를 자신들의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와의 접점을 강조함으로써 그간 보수정당의 취약층으로 꼽혀온 2030세대의 관심과 지지를 끌어오겠다는 계산이다.

국민의힘 대표 경선에서 이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당 대표 선거에서 제가 이준석 대표의 사실상 선대위원장 역할을 하면서 공격을 막아내고 당선을 도왔다"며 "당도 바뀌었는데 국가 자체를 새롭게 바꿔야 된다. 그리고 그 바꿀 적임자가 저라는 확신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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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국민의힘 대권 주자 유승민 전 의원이 20일 오후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산학협력관 아담스 키친에서 열린 희망22 동행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6.20. [email protected]
경선 기간 내내 '유승민계'라는 꼬리표를 단 이 대표와 엮였던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의 당선에 대해 "감개무량하다"며 "이 대표와 아주 아주 오래 알던 사이고 가까운 사이다. (이 대표의 당선은) 이제 낡은 보수, 낡은 진보는 둘 다 끝났고 한국 정치가 대전환기에 있다는 걸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당내 주자들의 발언에 이 대표도 "하 의원뿐 아니라 당내 훌륭한 저력을 가진 주자들이 유 전 의원, 원 지사 등 상당히 있다"며 화답한 바 있다.

최근 유 전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도 '이준석 효과'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8을 대상으로 조사해 22일 발표한 '보수 야권 대선주자 적합 후보'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은 14.4%로 윤 전 총장(35.4%)에 이어 지지율 2위를 차지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11.2%),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6.5%), 최재형 감사원장(6.0%),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3.2%) 등이 뒤를 이었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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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우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을 둘러본 뒤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9. [email protected]
반면 이 대표는 윤 전 총장 문제의 대응에는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다. "내용이 부정확하거나 크게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반박하고는 있지만 김재원 최고위원 등이 범야권 대선주자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나선 데는 "그건 김 최고위원 개인 차원의 대응"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희생자의 넋을 기린 후 취재진과 만나서도 "(윤 전 총장이) 아직 당내 인사로 분류된 분은 아니다"라며 "(최근 논란이 된 X파일 등에) 공식적으로 대응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의 행보가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에둘러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혹여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민의힘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적극적인 대응을 꺼리는 이유로 꼽힌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 같다"며 "입당하면 당에서 대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줌으로써 입당 여지를 확대하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실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때를 우려할 수도 있다"며 "사실로 드러나면 지나치게 보호를 했다가 불똥이 오히려 국민의힘으로 튈 수도 있으니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거리두기를 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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