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내 대선주자 챙기기...윤석열 입당 간접 압박
원희룡, 오세훈 등 잇달아 만나며 힘 싣기하태경·유승민 등 이준석 인연 강조하기도윤석열엔 "당내 인사 아냐…공식 대응 없다"정치권 "입당하면 대처할 거란 메시지인 듯"
윤 전 총장이 여전히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을 계기로 당 내 주자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면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직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네거티브에 흔들리는 윤 전 총장에게 조직의 보호를 받으라는 간접 압박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원코리아 혁신 포럼 출범식 참석한 데 이어 이날 원희룡 지사와 함께 제주 일정을 소화했다. 이 대표는 원 지사가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탄소 없는 섬 2030' 정책 관련 브리핑을 받고 당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는 등 힘 싣기에 나섰다.
그는 "오세훈 시정의 성공이 결국 대선 승리와 지방선거 승리의 초석이 될 거라는 걸 강하게 공감했고 이를 위해 정책적 협조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특히 오세훈 시장이 주력하는 부동산대책과 그것 외에도 사실 여러 가지 논제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를 이루고 당정협의를 마쳤다"고 전했다. 야권 대선주자들 역시 국민의힘 전당대회 돌풍의 주역인 이 대표의 이미지를 자신들의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와의 접점을 강조함으로써 그간 보수정당의 취약층으로 꼽혀온 2030세대의 관심과 지지를 끌어오겠다는 계산이다. 국민의힘 대표 경선에서 이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당 대표 선거에서 제가 이준석 대표의 사실상 선대위원장 역할을 하면서 공격을 막아내고 당선을 도왔다"며 "당도 바뀌었는데 국가 자체를 새롭게 바꿔야 된다. 그리고 그 바꿀 적임자가 저라는 확신이 있다"고 밝혔다.
당내 주자들의 발언에 이 대표도 "하 의원뿐 아니라 당내 훌륭한 저력을 가진 주자들이 유 전 의원, 원 지사 등 상당히 있다"며 화답한 바 있다. 최근 유 전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도 '이준석 효과'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8을 대상으로 조사해 22일 발표한 '보수 야권 대선주자 적합 후보'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은 14.4%로 윤 전 총장(35.4%)에 이어 지지율 2위를 차지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11.2%),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6.5%), 최재형 감사원장(6.0%),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3.2%) 등이 뒤를 이었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날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희생자의 넋을 기린 후 취재진과 만나서도 "(윤 전 총장이) 아직 당내 인사로 분류된 분은 아니다"라며 "(최근 논란이 된 X파일 등에) 공식적으로 대응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의 행보가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에둘러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혹여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민의힘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적극적인 대응을 꺼리는 이유로 꼽힌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 같다"며 "입당하면 당에서 대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줌으로써 입당 여지를 확대하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실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때를 우려할 수도 있다"며 "사실로 드러나면 지나치게 보호를 했다가 불똥이 오히려 국민의힘으로 튈 수도 있으니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거리두기를 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