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 스포츠일반

[도쿄2020]여자배구·우상혁·야구, 같은 4위에도 다른 반응

등록 2021-08-08 15:50:46   최종수정 2021-08-17 09:20:19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도쿄(일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배구 김연경이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 결정전 대한민국 대 세르비아의 경기에서 패하며 4위를 확정지은 뒤 아쉬워하는 동료들을 미소짓게 하고 있다. 2021.08.08.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고 고개를 숙이던 시대는 끝났다.

원 없이 최선을 다한 선수들은 동메달 무산이 아닌 세계 4위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이를 바라보는 팬들의 반응도 예년에 비해 한층 성숙해졌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8일 오전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결정전에서 0-3(18-25 15-25 15-25)으로 패했다.

세계랭킹 12위 한국은 랭킹 6위 세르비아를 맞아 45년 만의 메달 사냥을 노렸지만 전력의 열세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목표에 한끗 모자랐지만 여자배구의 4위는 기대를 훨씬 상회하는 성적이다.

불과 한 달 반 전 끝난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3승12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둔 여자배구는 도쿄올림픽에서 기막힌 반전에 성공했다.

VNL 4강 진출팀인 일본을 조별리그에서 꺾더니 세계 4위 터키마저 풀세트 끝에 누르고 준결승 고지를 밟았다.

세르비아에 막혀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올림픽 메달은 가져오지 못했지만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끝까지 싸워준 여자배구 대표팀을 격려했다.

associate_pic
[도쿄(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에서 4위 2.35 한국신기록을 달성한 뒤 태극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1.08.01. 20hwan@newsis.com
김연경은 "결과적으로 아쉽지만 여기까지 온 것에 기쁘게 생각한다. 경기에 대해선 후회가 없다"고 전했다.

메달을 눈앞에서 놓친 4위 선수들을 향한 시선은 이번 대회를 통해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다. 성적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최선을 다해 얻어낸 4위라면 선수도, 국민도 아쉬움보다는 잘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육상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의 4위는 여자배구 못지않은 감동을 선사했다.

우상혁은 지난 1일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었다. 1997년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이진택이 세운 2m34의 종전 한국기록을 무려 24년 만에 갈아치웠다.

현역 군인인 우상혁이 2m39 마지막 시도를 실패한 뒤 카메라를 향해 거수경례하는 모습은 성적에 구애받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올림픽 정신을 재차 일깨워줬다.

우상혁은 "전광판을 보고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빨리 인정하면 행복도 빨리 찾아온다.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 2m35를 넘었고, 2m37이란 대기록도 도전했고, 2m39도 넘을 뻔했다. 그런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후회는 단 1도 안 남았다"고 잘라 말했다.

다이빙 불모지로 통하는 한국에서 묵묵히 세계선수권, 올림픽 결선 진출 등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우하람 역시 4위에도 큰 박수를 받은 선수 중 한 명이다.

associate_pic
[요코하마(일본)=뉴시스] 최진석 기자 =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 도미니카공화국과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10-6으로 패하며 4위를 차지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을 하고 있다. 2021.08.07. myjs@newsis.com
모든 4위가 박수를 받는 것은 아니다. 준비 과정에서 흘러나온 끊임없는 잡음에 기대 이하의 성과가 겹친다면 충성도 높았던 지지자들이 단번에 돌아서기도 한다. 

야구대표팀이 대표적인 예다.

국내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인 야구는 일본, 미국, 도미니카공화국전 연패로 6개팀 중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는 이유는 비단 초라한 성적 때문만은 아니다.

야구대표팀은 이미 출발 전부터 일부 선수들의 일탈 행위로 큰 홍역을 치렀다. 코로나19로 엄중한 상황 속 방역수칙을 어겨가며 원정 숙소로 지인들을 불러 술판을 벌인 것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던 박민우(NC), 한현희(키움)가 떠밀리듯 대표팀을 떠나야 했다.

한국 야구는 2008년 베이징 대회 금메달 이후 황금기를 구가하며 범국민적인 사랑을 받아왔지만, 잊을 만하면 터지는 사건·사고에 도쿄올림픽 성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최대 위기에 몰렸다.

준결승전 패배 후 "금메달을 못 딴 건 아쉽지 않다"는 김경문 감독의 발언과 3~4위전 패배가 임박했을 때 강백호(KT)가 참담한 분위기에 맞지 않게 껌을 질겅질겅 씹는 모습은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겪이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hjkwon@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관련기사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