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상황 유지되면 내년 1월 확진자 1만명 돌파"
정재훈 가천의대 교수, 코로나19 유행 예측"내년 1월 7000명 도달하고 1월 말 1만명 돌파""내년 여름 2만5000명 발생이 평균적 시나리오""방역조치 완전히 풀면 확진자 20만명 넘을 것""의료체계 부담 우려…위드코로나 속도조절 해야"
[서울=뉴시스] 안호균 최영서 기자 =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현 수준의 방역 정책이 이어질 경우 내년 1월에는 확진자 규모가 1만명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전날 열린 '코로나19 감염, 올겨울 난 괜찮을까?' 온라인 포럼에서 코로나19 유행 예측 곡선을 통해 확진자 증가세를 예측했다. 정 교수는 "지금의 (방역정책) 상황대로 간다면 내년 1월 정도가 되면 7000명에 도달할 것이고, 1월 말 정도가 되면 1만명 이상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 모델링 상에서 나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재원 중환자다. 모델링의 결과를 완전히 벗어나고 있다. 백신의 중증화 예방 효과가 감소하거나 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것들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며 "증가 속도가 가파르고, 앞으로 중환자 병상은 계속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예측했다. 또 "내년에 6000~8000명의 확진자 수준이 1년 반~2년 정도 이어져서 최대한 피해를 분산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봤지만 벌써 4000명을 넘어섰기 때문에 최상의 시나리오로 가기는 어려워졌다"며 "평균적인 시나리오를 보면 내년 여름이나 늦가을에 2만5000명 정도의 일평균 확진자가 나오는 곡선이고, 추가 접종이나 경구용 치료제가 원활하게 적용됐을 때는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의료 역량의 한계선은 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의 속도조절을 통해 확진자 수 증가세를 완만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속도조절에 실패할 경우 확진자의 급격한 증가세가 우리의 의료 대응 역량을 넘어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개별적인 조치에 대한 효과 평가가 이뤄져 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단계적 일상 회복에 있어서는 한번씩 풀어보고 그 영향을 평가·재조정하는 과정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며 "1단계를 시작한지 5주가 지났지만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요소들이 나타나고 방역상·의료체계상 부담이 가중될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중간에 조정하는 과정들과 '서킷브레이커'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의 확진자 증가세가 급격한 것은 다른 나라에 비해 누적 확진자 수가 적은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산 방지가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위드코로나' 이후에는 피해 규모가 더 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의 누적확진율(0.86%)이 덴마크(8.32%)나 영국(14.95%) 등 유럽 국가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어서 모든 방역 조치를 바로 해제할 경우 순간적으로 20만명 이상의 일평균 확진자가 발생하고 중환자 수는 2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남아있는 총 피해 규모는 거의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며 "80%의 백신 접종률로 80%의 효과적인 백신을 접종한다고 하더라도 효과는 64%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체 인구의 15~18.5%의 추가적인 감염이 있어야 이 상황이 끝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얼만큼 (확진자 발생을) 분배하는냐가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나라는 주요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의 항체 양성율을 보이고 있어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다. 그 크기가 3배에서 10배 정도 차이가 나고, 우리에게 남아 있는 피해가 더 클 수 있다고 해석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 매우 좋았다는건 부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금은 이때까지 성과가 좋았기 때문에 남아있는 피해가 너무 크고 단계적 일상회복에 있어서는 더 큰 위기가 기다리고 있다"며 "최대한 유행 곡선을 평탄화하는 전략들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발생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델타 변이에 비해 전파력이나 백신 회피 능력이 클 가능성이 있지만 정책적 대응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정 교수는 " 현재 상태를 보면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조금 더 전파력이 높아져 있거나 백신 효과 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델타 변이가 등장하면서 우리의 미래는 거의 정해졌다고 생각한다"며 "델타변이부터는 백신 접종만으로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다는게 매우 어려워진게 명백한 상황이고, 그 다음부터는 상황이 더 악화될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인 전략이나 방향이 변화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