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지고 '중후장대' 뜨고…볼거리·신선함이 갈랐다[CES 2022]
업종 간 경계를 허무는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올해 CES에서는 주력 가전 제품 대신 로봇, 모빌리티 등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전자 기업과, 로봇·친환경에너지 기술 등으로 혁신을 보여준 '중후장대' 기업들이 주목을 받았다. 가전쇼에서 시작한 CES는 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IT·가전 기업들이 참가해 신기술을 뽐냈지만, 올해 CES에서 가전·TV 분야는 실물 제품을 전시하지 않고 가상 체험으로 대체한 곳이 많았다. LG전자는 제품 전시를 안하는 대신,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을 통해 제품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부스를 마련했지만, 정작 관람객들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CES 행사가 진행되는 기간 내내 LG전자 부스를 찾는 방문객 수가 적어 공간은 휑한 모습이었다. 반면 일본의 가전업체 소니는 전기차 진출을 깜짝 발표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소니 부스는 TV 등 가전이 아닌 전기차가 장식했다.
중국 주요 전자업체인 TCL과 하이센스는 올해도 삼성전자 모방 제품을 전시해 '짝퉁' 논란이 일었지만, 다수 전자업체가 실물 전시를 하지 않은 탓에 많은 관락객들이 부스를 방문했다. 중국 기업들이 대거 불참한 가운데 TCL과 하이센스는 대규모 전시 부스를 마련해 미니 LED TV, QLED 등 프리미엄 TV를 공개했다. 현대자동차 부스는 자동차와 모빌리티업체들이 모인 웨스트홀에서 관람객 수가 가장 많았다. 현대차는 자동차 대신 로보틱스를 통한 '메타모빌리티(로보틱스+메타버스)를 선보였다.
올해 CES에 처음 참가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자율주행 선박, 로보틱스 등을 들고 나와 관심을 받았다. 부스 한가운데는 6m 크기의 선박 모형이 자리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자율운항 기술 전문 자회사 '아비커스'가 개발한 레저용 자율운항 선박이다. 관람객들은 아비커스 선박을 가상현실로 운항해볼 수 있었다. 전시장 한켠에는 건설 현장 무인화를 목표로 한 스마트 건설 로봇과 플랫폼을 마련해놓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CES에 참가한 두산그룹은 원격 조정 굴착기, 완전 전동식 건설장비, 무인 지게차 등 친환경 장비를 전시해 건설·기계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SK하이닉스, SK에코플랜트 등 6개사의 탄소 감축 기술들을 한 데 모은 SK관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흰색 부스에 나무를 여러 군데 배치해 자작나무숲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시장 한 가운데 SK가 조림사업을 하고 있는 충북 인등산 참나무를 모티브로 한 '생명의 나무'(참나무 모형)를 설치하고, 탄소중립(Net Zero·넷제로) 플랜과 친환경 기술을 관람객들에게 흥미롭게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람객들은 배터리는 물론, SK 그룹사가 선보일 제품과 기술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