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혁신위 추진 잡음…친윤 "이준석 자기정치" vs 李측 “생트집”
정진석 "尹정부에 보탬 되는 여당 역할 먼저 고민해야"조해진 "혁신위 출범 잘한 것…이겼을 때 해야 진정성"혁신위 둘러싼 당내 불협화음…차기 당권 경쟁 해석
[서울=뉴시스] 이지율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혁신위원회 추진에 당내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이 대표가 6·1 지방선거 승리 직후 곧바로 총선 대비 등을 위한 혁신위를 띄우자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당내 중진 그룹과 이 대표 측이 공방을 벌이면서다. 정치권에선 혁신위를 둘러싼 당내 불협화음을 차기 당권을 둔 주도권 싸움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지만 '성상납 의혹' 징계 여부로 조기퇴진 우려가 제기되자 당권 도전 물망에 오른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이 대표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 대표와 측근들은 혁신위를 통해 당 쇄신 기치 위에서 존재감을 높여 임기 사수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당내 친윤(친 윤석열) 그룹은 이 대표의 혁신위 주도 등 최근 행보를 두고 '자기 정치를 한다'는 프레임으로 견제에 나섰다. 당내 최다선이자 친윤 '맏형' 격인 정진석 의원은 전날 "이준석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자기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며 포문을 열었다. 정 의원은 "우크라이나 방문하겠다. 혁신위원회 설치하겠다. 2024년 총선에서 공천 혁명하겠다. 혁신 개혁 변화도 중요하겠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윤석열 정부에 보탬이 되는 여당의 역할을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차분하게 우리 당의 현재와 미래를 토론하는 연찬회부터 개최하는 게 순서"라고 했다. 6·1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정 의원은 이 대표가 혁신위를 한다고 하면서 측근인 정미경 최고위원을 최고 승률의 경기 분당을 지역에 배치하려고 한다고 지적하면서 "지도부 측근에게 ‘당협 쇼핑’을 허락하면서 공천 혁신 운운은 이율배반적이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정당이든 어느 조직이든 간에 끊임없는 자기 혁신, 자기 개혁은 필요하다"면서도 "혁신위를 발족하려면 좀 더 많은 준비를 한 다음에 하는 것이 옳았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혁신위를 발족하려면 혁신위의 구성부터 어떤 인물로 할 것인지, 공천 그 다음에 어떤 인물로 할 것인지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혁신위 출범부터 발표하고 인적 구성이라든가 논의해야 될 대상, 아이템에 대해 나중에 결정하겠다는 건 순서가, 앞뒤가 바뀐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경기 성남 분당갑에 당선된 안철수 의원도 혁신위에 대해 "혁신이라는 것에 선거 제도나 공천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치도 함께 발전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정당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에둘러 이 대표를 견제했다.
반면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7일 "혁신위 출범은 잘한 것"이라며 "어떤 사람은 지방선거에 이겼는데 왜 혁신을 하느냐고 하는데 선거에서 이겼다고 혁신과제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2024년 총선승리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당의 모습으로는 안 된다. 이겼을 때 혁신을 해야 진정성이 있다"며 이 대표를 두둔했다. 조 의원은 "정당개혁의 핵심은 물론 공천제도 개혁"이라며 "여야 정당이 망한 역사를 보면 대부분 공천개혁의 실패, 즉 계파공천에 뿌리를 둔 밀실공천, 줄세우기 공천, 보복공천에 있었다. 윤석열 정부가 아무리 잘해도 공천개혁을 이루지 못하고 구태를 반복하면 2년 농사 잘 지어놓고 한번에 털어먹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는 총선공천권이 차기 대표에게 있는데 왜 현 대표가 공천권 문제를 건드리느냐고 한다"며 "차기든 현직이든 공천권이 당대표에게 있다는 발상 자체가 반민주적이며 혁파해야 할 제1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런 인식이 당권싸움과 권력투쟁의 뿌리고, 당 분열의 씨앗"이라며 "공천권은 당원과 국민에게 있고 이를 제도화하고 시스템화하는 것이 공천개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공천제도 개혁은 지금이 적기"라며 "총선이 다가오면 이해관계가 엇갈려서 공천개혁의 합의안을 만들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총선 앞두고 선출된 당대표는 인지상정상 본인이 공천권을 행사하고 싶어지기 때문에 기득권을 내려놓는 개혁을 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는 "혁신위를 둘러싸고 총선 공천권을 염두에 둔 힘겨루기가 벌어진다면 국민은 우리 당에 매우 실망할 것"이라며 "혁신이 물건너가고 진흙탕 권력투쟁으로 전락한다면 당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혁신위 1호 위원으로 임명된 천하람 변호사도 이날 "선거 직전에 룰을 만지면 더 큰 오해를 받기 때문에 총선을 2년 정도 앞둔 지금이 룰을 바꿀 최적의 시기"라며 이 대표를 지원사격했다. 천 변호사는 혁신위가 2년 뒤 총선에서 이 대표에게 유리한 공천시스템을 만들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저희가 2년 뒤를 내다보고 이 대표 지분을 챙기거나 이 대표 사람들을 알박기할 능력이 있을지 심히 의심스럽다"며 "양질의 인재 풀을 늘리고 예측 가능한, 합리적인 공천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기 때문에 권력 싸움, 지분 챙기기라고 하는 건 저나 최재형 혁신위원장의 정치적 능력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혁신위 출범·우크라이나 출국 등으로 '자기 정치를 한다'는 당내 비판에 대해선 "이 대표가 이슈를 주도해 언론의 집중을 잘 유지하는 능력이 있다"면서 "선거 때는 이 대표의 이슈 주도권을 쪽쪽 빨아먹다가 선거 끝난 뒤 '자기정치 하는 것 아니냐'라고 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의 네거티브는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 국정과 무관한 생트집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뒤 "근래 이준석 대표님을 향한 당내 비판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듯 하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혁신과 민생은 동떨어진 개념이 아니다"라며 "자기 사람 꽂기 식 전략 공천과 35%가 넘는 전과자 비율 등 선거 승리와 무관하게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에 산적한 문제들을 좌시하고 연승한 당 대표에 총구를 겨누면서 '민생이 첫째'라고 이야기한들 설득력이 있겠느냐"며 "민주당의 자중지란으로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우리 여당까지 누를 끼쳐선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내 불협화음이 작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수 있길, 변화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국민의힘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유동 상근부대변인도 "당내 중진 의원이시란 분이 연달아 선거 두 번을 이기고 심지어 직전 선거는 압승을 기록한 당 대표에게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정 의원을 저격했다. 이 부대변인은 "대표는 대선을 승리한 당 대표임에도 이번 지방선거에 어떤 공천 개입도 일절 하지 않았다. 그리고 공천관리위원회에 모든 공천 과정을 일임했다"며 "그렇기에 혁신위원회의 출범은 그 어떤 때보다 명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거 공천은 더 이상 거물급 정치인들의 밥그릇 나눠주기가 돼선 안 된다"며 "그렇기에 압승한 지방선거임에도 혁신위원회 조기 출범은 공천 개혁의 시발점이자 초석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