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도, 그림도, 송아지도…'세상 모든 것' 쪼개서 산다[조각투자 시대]①
이르면 내년 말부터 토큰증권 시대기회의 땅 조각투자…"시장 커진다""다양한 상품 기대…보호체계 강화"
특히 조각투자 시장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각투자는 개인이 혼자서 투자하기 어려운 고가의 자산들을 지분 형태로 쪼갠 뒤 여러 투자자가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토큰 증권은 실물자산이나 금융자산의 지분을 작게 나눈 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Token·특정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가상자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이다. 증권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가상자산(암호화폐)과 차이가 있다. 증권은 소유권에 대한 권리(주식)나 채무에 대한 권리(채권) 등을 담고 있다. 가상자산은 이런 권리가 없다. 토큰증권은 거의 모든 자산을 증권화할 수 있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일부 국가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증권형 토큰을 허용했다. 토큰증권의 가장 큰 장점은 쪼개 팔기다. 부동산, 미술품 등 실물자산뿐만 아니라 저작권, 지식재산권 같은 무형자산까지 토큰증권을 통해 유동화가 가능하다. 24시간 거래되는 유통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제도적으로도 투자계약증권으로 분류되면 자본시장법상 규제를 받게 된다.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다양한 자산에 투자가 가능하다. 토큰증권의 특성상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 바로 조각투자 시장이다. 조각투자는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뜨거운 아이템 중 하나다.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소액으로 투자하고 싶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새 시장을 만들려는 핀테크 업체들의 수요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다양한 조각투자 플랫폼이 만들어졌다. 대표적으로 미술품과 음원이다. '테사'는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미술 시장에서 검증된 작가의 작품에 소액으로 조각투자할 수 있게 해준다. 이들은 앤디 워홀, 마르크 샤갈, 뱅크시 등 글로벌 미술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은 블루칩 작가의 작품만을 엄선해 선보인다. '뮤직카우'는 아티스트만의 전유물이었던 음악 저작권료를 수익증권의 형태로 개인들이 소장하고 거래 가능하도록 구현한 세계 최초 음악 IP(지식재산권) 저작권료 수익 공유 플랫폼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 서비스를 지정 받아 무형자산인 음악저작권을 증권화했다. 한우, 시계, 와인 등도 조각투자의 대상이 됐다. '뱅카우'는 투자자와 한우 농가를 연결해주는 한우 공동 투자 플랫폼이다. 최소 투자금 4만원으로 송아지에 투자하면 농가가 대신 사육한 다음 2년 뒤 경매를 통해 얻은 현금 수익을 나눠 가질 수 있다. '트레져러'는 명품 시계, 파인 와인 등 고가의 수집품을 최소 1000원 단위부터 분할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자체적인 크롤링 기술로 글로벌 시장가격 데이터를 제공해 이용자들의 편리한 투자를 돕고 있다.
조각투자 분야에서도 부동산은 토큰증권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감정평가를 거쳐 자산에 대해 공정하게 가치평가를 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도 일정 가격이 보장된다.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다. '카사', '소유', '펀블'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아 각 금융업체와 신탁 체결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탁회사가 부동산을 소유하고 디지털자산유동화증권인 '댑스(DABS·Digital Asset Backed Security)'를 개인 투자자에게 발행한 후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배분한다. 업계는 토큰증권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면 조각투자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은 더 커지고 투자종류는 다양해지고 투자자 보호 체계는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뱅카우 관계자는 "조각투자 시장은 기회의 땅이 됐다. 시장은 커질 것이다. 기존의 주식·채권을 넘어 조각투자를 통해 상품의 다양성이 확보될 수 있게 된다"며 "투자자와 이용자들이 다양한 상품을 접할 수 있는 시작이 됐다"고 말했다. 뮤직카우 관계자는 "토큰증권 도입으로 음원저작권을 비롯해 증권성을 가진 다양한 투자상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토큰증권 시장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사 관계자는 "토큰증권이 제도권으로 들어오면 조각투자 산업의 저변이 확대되고 투자자 보호 체계가 강화될 것"이라며 "조각투자 상품이 금융상품으로 발돋움 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투자자들 역시 믿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구체화 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