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내린 참에 내집 마련해봐?"...젊은층 주택 매수세 늘어[2030 유턴하나]①
30대 매수인 2개월 만에 1만명 가까이 증가집값 급락·특례보금자리론 등이 영향 미쳐"계절·전세만기·결혼 등 주로 실수요층 영향"[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특례보금자리론이 벌써 60% 가까이 소진됐다고 하고, 급매도 많이 사라지고 있어 올해 안으로는 집을 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잘 찾아보면 수도권 내에 실거래가가 30~40%씩 떨어진 곳들도 있다고 해 최근 조금씩 임장(부동산답사)도 다니고 있습니다."(30대 서울 거주 직장인 A씨) 급격한 금리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한동안 끊겼던 2030 젊은 세대의 주택 매수세가 다시 늘고 있다. 최근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과 함께 정부의 규제완화 혜택을 챙기려는 추세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연령별 집합건물(아파트·빌라 등)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030세대 매수인 수는 전국 2만4028명으로 전체의 31.42%를 차지했다. 2030세대 매수 비중은 지난 1월 28.9%(1만3668명)에서 2월 29.32%(1만6443명)로 오른 뒤 지난달 결국 전체의 30%를 넘겼다. 특히 30대(30~39세)의 경우 매수인 수가 지난 1월 1만1187명에서 3월 2만214명으로 두 달만에 약 1만명 가까이 늘면서 세대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경기도(8259명)에서 가장 많은 2030세대가 집합건물을 매수했고, 충청남도(2831명), 서울(1992명), 인천(1805명), 부산 (1363명)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내에서는 은평구(223명), 동대문구(160명), 송파구(153명), 강동구(141명), 영등포구(130명) 등에서 가장 많은 2030세대가 집합건물을 매수했다. 특히 생애최초로 집합건물을 매수한 2030세대는 1만6286명으로 전체(2만4028명)의 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로 대출 문턱이 낮아지면서 2030세대의 아파트 등 주택 매입 여건이 나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15억원 초과 고가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된 데다, 올해 1월 말 '특례보금자리론'이 신설되면서 젊은 실수요자들이 주택 매입에 나섰다는 것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과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연 4%대의 고정금리로 빌려주는 것으로, 1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상품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주택금융공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의 신청금액은 지난달 17일 기준 22조2918억원(9만8582건)으로 출시 7주 만에 올해 공급 목표액 39조6000억원의 56.3%를 채웠다. 또 정부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 규제지역과 무관하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80%까지 허용했다. 아울러 생애최초·신혼 디딤돌 구입자금대출 한도도 2억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2억7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각각 상향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전국적인 집값 급락과 규제 완화의 영향으로 MZ세대의 매수세가 다시 붙기 시작했지만 2년 전 영끌 투기 사태와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MZ세대는 원래 주된 주택 구매 층이 아니었지만 2년 전부터 내 집 마련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해 이제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 같다"며 "최근에는 집값이 급락한 지역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붙고, 또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의 매수 증가세는 투기보다는 계절적 요인, 전세 만기 등의 요인과 함께 결혼을 앞둔 실수요자들이 전세보다는 매매수요로 전환된 부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일부 강남 재건축 지역은 늘 투기수요가 있을 수 있고, 잠실 등 집값이 30% 가까이 빠진 일부 지역에서 투자 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