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풍토병화 시작"…격리 의무 조기 해제(종합2보)
정부, 코로나 방역 완화 조치 발표의원급·약국 등 마스크 착용 권고행정 절차 따라 6월 전 시행 가능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3년 4개월 동안 지속된 코로나19 비상사태가 해제되고 정부가 사실상 '엔데믹'을 선언했다. 위기경보는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하고 확진자의 격리와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완화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위기단계 하향 및 방역조치 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오는 6월1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을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유행과 해외 상황 등을 고려한 조치다. 최근 4주간의 일평균 사망자 수는 7명, 치명률은 0.06%로, 질병 위험도가 크게 하락했다.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주요 국가들도 연이어 비상사태 해제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지난 5일(현지시간)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 해제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3월 발표한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의 일부 방역 완화 조치를 조기 시행하기로 했다.
지 청장은 "아프면 쉴 권리 관련해서 범부처적인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어서 아프면 쉴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을 함께하고 있다"며 "각 사업장에서도 유급휴가나 재택근무를 제도화해서 자체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준비를 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임숙영 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저희가 정하는 격리 권고 기간 내에 학생 출석을 인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교육부에서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학생이 아프면 학교에 나오지 않고 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의료기관과 감염 취약시설의 경우 자발적 동의에 따른 격리 조치는 유지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 또한 의원, 약국에서는 전면 권고로 전환하나, 환자들이 밀집해있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 취약시설은 당분간 착용 의무를 유지한다. 감염 취약시설 종사자에게 주 1회 실시했던 선제검사 의무도 발열 등 증상이 있거나 다수인 접촉 등 필요 시 시행하는 것으로 완화한다. 대면 면회 시 방역수칙 준수를 조건으로 입소자 취식을 허용한다. 임인택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요양병원이나 시설 관련해 방문자들이 들어가는 경우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방문자에 대한 키트(검사)를 하고 나서 음성이 확인되는 경우 방문하는 조치는 당분간 유지한다"라고 말했다. 검역의 경우 입국 후 3일차에 권고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종료한다.
이 밖에 의료대응체계와 치료비 등 정부 지원은 국민 부담 경감과 건강 피해 최소화를 위해 방역조치 완화에도 불구하고 당초 로드맵대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선별진료소 운영, 원스톱 진료기관 운영, 치료제와 치료비, 예방접종비 무료 지원, 생활지원·유급휴가비 지원 등은 유지한다. 중대본 역시 해체하고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체계로 전환한다. 코로나19 통계는 주 단위로 발표한다. 지 청장은 "풍토병화의 시작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며 "위기의 상황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지만 일상적인 관리체계로 전환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됐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 등으로 인해 재유행이나 심각한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현재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예기치 않은 변이, 면역력의 약화인데 다만 그 증가의 폭은 6월 3~4만명 정도로 제한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 변이에 따라 환자 증감이 유지될 여지는 있다고 보지만 아직은 우리나라 의료가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현재 중수본에서 운영하는 병상은 668개로, 가동률은 51.6%다. 지 청장도 "심각한 변이가 발생할 위험성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당장은 그런 상황이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굉장히 높은 편이고 진단이나 변이주 분석 능력이 높기 때문에 한국에만 유난히 다른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그런 것들을 고려해서 외국이나 WHO에서 비상사태를 해제했고 만약 심각한 변이가 다시 발생한다면 국내에서도 단계를 다시 올리는 것도 검토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응 방안으로는 실내 마스크 한시 의무 전환, 감염취약시설 선제 검사 및 대면면회 제한, 고령층 및 감염취약시설 추가 접종, 임시선별검사소 재설치, 입국 전 검사 등 검역 강화 등이 있다. 지 청장은 "3년 넘는 코로나19 비상대응을 끝내고 오늘 일상으로의 전환을 시작하는 날을 맞았다"며 "정부는 우리 국민을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오늘(11일) 발표한 중장기계획에 근거해 촘촘한 감염병정책과 감염관리시스템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