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지도부, 혁신안 1호만 받고 2~4호 '시큰둥'…혁신위 동력 약화 우려
혁신위, 오늘 회의서 '5호 혁신안' 발표 예정당내 무용론 제기…'조기 해체설'도 이어져
[서울=뉴시스] 이승재 하지현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혁신위로부터 '4호 안건'까지 받았지만, 제대로 매듭지은 안건은 1호뿐이다. 혁신위가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조기 해체설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혁신위는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10차 회의를 열고 '과학기술 중심 국가 건설'에 관한 내용을 담은 5호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1호 안건으로 '당내 화합을 위한 대사면'을 제시한 이후 매주 새로운 혁신안이 나오고 있다. 2호 안건 키워드는 '희생'으로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세비 책정, 현역 국회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 등을 제안했다. 3호 안건에는 청년 비례대표 50% 의무화, 우세 지역의 청년 전략지역구 선정 등이 포함됐다. 4호 안건은 전략공천 원천 배제를 위한 상향식 공천이 골자다. 대통령실 출신 인사에 대한 특권을 배제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지도부는 해당 안건들은 최고위 의결 사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안을 뭉개고 있다. 내달 초 출범하는 공천관리위원회를 공을 넘길 것이라는 기류도 읽힌다. 공관위가 공천 제도 등 총선 전략을 주도하게 되면 혁신위의 동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진 안건은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대표 등에 대한 징계 취소 하나뿐이다. 특히, 혁신위가 정치적 권고 사안으로 요구한 당 지도부·중진·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의원들의 불출마나 수도권 험지 출마에 대해서는 뚜렷한 의견조차 내지 않고 있다. 내년 총선까지 꽤 많은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결단까지 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중진 의원들의 입장이다. 이에 인 위원장은 12월 초를 용퇴 시한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다음달 9일 정기국회가 종료되고, 이후 12일부터는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 전에 의원들의 거취 문제를 정리하겠다는 거다. 상황이 반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인 위원장의 바람과 달리 김기현 대표의 울산 출마설만 퍼지고 있다. 김 대표는 오는 25일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시 남구에서 의정보고회를 열 예정이다. 이를 두고 사실상 혁신위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대표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의정보고회는 당연히 현역 의원이 해야 하는 것이고 이는 불출마를 선언하더라도 해야 한다"며 "김 대표가 적당한 때가 되면 결정하겠다고 말했는데도 국회의원으로서의 활동도 하지 말라는 것은 너무하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혁신위 '무용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김웅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에서 인 위원장의 '대통령은 나라님' 발언을 지적하면서 "정말 달라지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마지막 기회였는데 그냥 1인 예능쇼로 끝나버린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진행자가 '인 위원장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못 할 것으로 보느냐'라고 묻자, 김 의원은 "이미 나라님이라고 이야기해 버렸는데 뭘 할 수 있겠나. 혁신위원장으로 가지고 있는 가장 좋은 자리 자체를 본인이 걷어차 버린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달 24일까지 예정된 혁신위의 조기 해체론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심지어 내부에서도 해체 시기를 두고 의견이 갈리는 듯하다. 혁신위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의견이 당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한 혁신위원은 "위원들 사이에서 조기 해체에 대해 크게 논의된 바가 없다"며 "당장 이번 주에 끝나기는 어렵다. (당초 예정대로) 12월 말까지 간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혁신위원은 "굵직한 주제들을 거의 다 다뤘고, 굳이 혁신위가 할 일이 없는 상태에서 어영부영 가느니 빨리 끝내버리자는 이야기가 분명히 있었다"며 "일부 위원들에게 조기 종료 생각이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