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4%가 보험금 65% 수령…손해율 눈덩이[실손 대수술ⓛ]
실손보험 가입자 4.4%가 보험금 65% 받아비급여 관리 안 되는 탓…실손 손해율 126%전체 가입자 보험료 높여…국민보험에도 악영향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일부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보험금 대부분을 수령하는 상황인데, 그 원인으로 비급여 관리의 어려움이 지목된다. 이는 의료기관에서 임의로 비급여 가격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실손보험 손해율이 130%대를 육박하는 상황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보 등 4개 손보사의 상반기 실손보험 청구 현황에 따르면 가입자의 4.4%가 전체 보험금(3조8379억원)의 65%(2조4671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보험가입자들이 '보험 쇼핑'을 하면서 선량한 전체 보험가입자의 보험료가 동반 상승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비급여 보험금이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건강보험 급여와 달리 비급여는 사실상 '의료기관의 자율 영역'이다. 신의료기술평가에 따라 신의료기술로 인정만 되면 의료기관들은 비급여 진료 횟수와 가격을 임의로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급여 과잉 청구 문제는 한 항목이 잡히면 새로운 항목에 대한 청구가 새롭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며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예컨대 백내장 다초점렌즈 수술에 대한 지급보험금은 2018년 2552억원, 2019년 4300억원, 2020년 6480억원, 2021년 9514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지만 2022년 대법원의 판결로 입원 보험금 수령이 어려워지자 지난해 903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비타민주사 등 비급여주사제 지급보험금은 2018년 1979억원, 2019년 2636억원, 2020년 3321억원, 2021년 3498억원, 2022년 4104억원, 지난해 6334억원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5년 새 220.1% 급증했다. 보험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손해보험사 지급보험금 11조9000억원 중 10대 비급여(3조7000억원)는 31%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 결과 실손보험 손해율은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19.4%에서 올해 1분기 126.1%로 6.7%포인트 악화됐다. 손해율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산술적으로 100%를 초과할 경우 보험사가 적자를 본다는 의미다. 비급여 진료의 과잉 공급, 도덕적 해이 등과 관련한 더 큰 문제점은 국민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까지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도수치료 등 비급여 물리치료 시 급여인 진찰료, 재활·물리치료료 병행이 발생하는데, 2021년 기준 외래 재진에서 도수치료 병행진료로 지출된 공단부담금은 1513억원에 달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비급여의료비는 2014년 11조2000억원에서 2022년 17조6000억원으로 급격히 치솟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은 3900만명이 가입해 '제2의 국민보험'이라 불린다"며 "국민보험과 함께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해야 하는데 비급여가 관리되지 않아 실손보험뿐만 아니라 국민보험도 망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의료개혁에서 비급여 진료기준과 가격규제가 최우선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