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LG, SK 꺾고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MVP 허일영(종합)
17일 챔프 7차전서 62-58 승시리즈 4승3패로 정상 밟아허일영, 80표 중 32표 MVP
[서울=뉴시스] 김진엽 하근수 기자 = 프로농구 창원 LG가 서울 SK를 꺾고 창단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LG는 17일 오후 2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24~2025시즌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7차전에서 SK를 62-58로 눌렀다. LG는 1~3차전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빠르게 우승을 확정하는 듯했지만, 4~6차전을 SK에 내주면서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적지에서 열린 마지막 7차전에서 승리, 챔피언에 등극했다. 정규리그 2위로 4강 플레이오프(PO)에 나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3연승으로 물리친 LG는 정규리그 1위 팀인 SK를 넘어서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LG는 지난 1997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며 '무관'의 설움을 씻었다.
LG는 이번에 창단 이후 세 번째로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았다. 2013~2014시즌 이후 11시즌 만에 출전한 챔피언결정전이었다. 2022년 LG 지휘봉을 잡은 조상현 감독은 김승기 감독, 전희철 감독에 이어 KBL 역사상 3번째로 선수(1999~2000 SK), 코치(2015~2016 고양 오리온), 감독(2024~2025 LG)으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한 사령탑이 됐다. LG는 뒷심이 부족한 팀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에 큰 변화를 줬다. 이재도(고양 소노), 이관희(원주 DB) 등 핵심 자원을 이적시킨 자리에 양준석, 유기상, 정인덕 등 젊은 피들을 앞세워 기존의 강점이던 수비력을 유지하되, 공격에서 주도권을 가져오는 농구를 펼쳤다.
아셈 마레이, 칼 타마요 등 외국인 선수들도 좋은 활약을 펼쳐 '봄 농구' 무대에서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베테랑' 허일영은 KBL 최초로 3개 팀 우승 반지(2015~2016시즌 고양 오리온·2021~2022시즌 SK·2024~2025시즌 LG)를 끼는 새 역사를 쓰기도 했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허일영은 기자단 투표에서 80표 중 32표를 획득, 칼 타마요(23표), 아셈 마레이(22표)를 제치고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허일영은 이날 경기에서 14점을 쏘며 팀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여기에 유기상은 12점을 기록하며 함께 우승에 이바지했다. 타마요는 12점 10리바운드의 더블더블을 했다.
통산 2번째 통합 우승, 4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렸던 SK는 LG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규리그 외국선수 최우수선수(MVP) 자밀 워니, 국내선수 MVP 안영준 등을 앞세워 첫 리버스 스윕을 기록하는 듯했지만 7차전 패배로 무산됐다. 자밀 워니, 김형빈 등이 각각 11점으로 분투했지만 웃지 못했다. LG는 1쿼터부터 리드를 잡았다. 쿼터 초반엔 상대에게 끌려갔으나, 쿼터 종료 5분19초 전 양준석의 2점슛으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 쿼터 종료 3분14초 전 칼 타마요가 경기를 뒤집었고, 이어 유기상이 2점을 더하며 간격을 더벌렸다. 많은 점수가 나오진 않았다. 1쿼터에서 LG는 10점, SK는 8점에 그쳤다. 양 팀 합쳐 18점에 머무르며, 챔피언결정전 역사상 합산 1쿼터 최소 득점으로 기록됐다. 20점 미만도 최초다.
SK가 쫓아오고 LG는 도망가는 흐름으로 펼쳤다. LG는 2쿼터 종료 4분49초 전 나온 타마요의 3점슛을 시작으로 차이를 더 벌리기 시작했다. 정인덕이 3점슛, 한상혁이 2점슛으로 힘을 보탰다. SK는 쿼터 종료 1분4초전에 나온 최원혁의 2점슛과 쿼터 마무리 직전에 터진 아이재아 힉스의 프리드로우 2개로 추격했다. LG는 3쿼터 초반에 터진 양준석의 3점슛으로 다시 도망치기 시작했다. SK가 안영준의 3점슛으로 30-28까지 따라왔으나, 3쿼터 종료 5분23초 전에 나온 유기상의 3점슛으로 33-28이 됐다. 위기를 맞기도 했다. 3쿼터 종료 3분55초 전 SK의 김형빈이 3점슛을 터트리면서 33-33 동점이 됐다. 허일영이 팀을 구했다. 쿼터 종료 1분11초 전 마레이의 패스를 3점슛으로 연결하며 다시 4점 차를 유지했다. 치고받는 흐름은 4쿼터까지 이어졌다. 경기 종료 9분7초 전 안영준이 3점슛을 넣으며 41-41을 만들었다. 그러나 종료 8분40초 전에 나온 타마요의 2점슛과 연이어 나온 허일영의 3점슛으로 LG가 재차 앞섰다. 여기에 양준석, 타마요도 3점슛을 연속으로 성공시켰다. 경기 종료 5분36초 전에는 허일영이 3점슛을 또 넣었다.
LG가 승리에 쐐기를 박은 듯했지만 SK는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 종료 4분11초 전에 나온 김형빈의 3점슛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그리고 김형빈이 또 한 번 3점슛을, 김선형이 2점슛을 넣으며 2점 차까지 추격했다. 경기 종료 1분 58초 전에는 김태훈이 프리드로우 1개를 추가하면서 55-54가 됐다. 하지만 역전까지 내주진 않았다. 경기 종료 38초 전 마레이가 2점슛을 넣었다. 이어 유기상이 프리드로우를 4개 넣으면서 팀에 승리를 안겼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