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외교' 새 정부…반도체 기업들도 美中 '실용 대응' 집중
李 정부, 실용외교 본격 나설 듯기업들, 美中서 골고루 수익낼지 주목"전략적 모호성 통할지 의문" 의견도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양국의 양자택일 압박도 거세지만, 한국의 정상외교가 본격 가동되면 기업들도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인공지능(AI) 시대에 미국과 중국 시장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실용 경영'에 주력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가 실용주의 외교 정책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이념보다는 국익을 중심으로 한 외교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단체들도 이재명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 "실용주의 정책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주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냈다. 이에 업계에서는 반도체 기업들이 이재명 정부의 외교 정책 기조에 올라타 미국과 중국에서 모두 사업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사업 의존도가 이미 양대축을 이루는 상황이다. 양국 사이에서 실리를 최대한 챙기는 방안이 유리하다. 미국과 중국은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고, AI 반도체 수요도 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 입장에선 반드시 잡아야 하는 양대 시장이다. 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반도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미중 간 관계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새 정부와 기업이 함께 나서 양국 사이에서 균형 있는 협상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국내 기업들은 미국과 중국에서 적지 않은 사업 성과를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판매법인(SSI)의 지난해 매출은 46조8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 성장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중국 반도체 판매법인 매출도 30조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판매법인은 지난해 33조4600억원 매출을 올리며 전년보다 167% 성장했다. 중국 판매법인도 매출 13조원으로 전년대비 64% 늘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공장에서 낸드 40%, SK하이닉스는 우시·다롄 공장에서 각각 D램 40%, 낸드 30%를 생산 중이다. 범용 메모리의 상당 부분은 사실상 중국에서 만든다. 양사는 이와 동시에 미국에 본사를 둔 엔비디아와 첨단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미국에 수조~수십조 원을 들여 공장도 짓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한국에 양자택일을 강하게 원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전략적 모호성'이 통할 지 의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 동안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왔지만, 최근 미중 갈등이 심화되며 양국 모두에서 사업을 유지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기업들은 수익성이 큰 국가를 택할 수밖에 없는 리스크에 끊임없이 노출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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