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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종합]새로 생긴 스피드업 규정에 '황당 삼진'

등록 2015-03-07 16:54:47   최종수정 2016-12-28 14: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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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시스】김희준 기자 = 새롭게 생긴 스피드업 규정에 시범경기에서 진풍경이 펼쳐졌다.

 타자들이 헛스윙을 하거나 투수가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던지지 않은 상태에서 삼진을 당하는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 프로야구에서 '10분 단축'을 목표로 스피드업 관련 규정을 강화했다.

 세부내용은 ▲이닝 중 투수 교체시간 2분 45초에서 2분 30초로 단축 ▲타자 등장시 BGM은 10초 이내로 하고 타자는 BGM이 끝나기 전에 타석에 들어와야 하며 위반시 스트라이크 선언 ▲타자는 타석에 들어선 순간부터 최소 한 발은 타석 안에 두어야하며 위반시 투구없이 스트라이크 선언 ▲타자는 볼넷이나 사구시 뛰어서 1루로 출루하고 보호대는 1루에서 해제 ▲감독 어필시 모든 코치는 동행할 수 없으며 위반시 해당 코치 퇴장 등이다.

 시범경기 첫날 가장 눈에 띈 규정은 '타자는 타석에 들어선 순간부터 최소 한 발은 타석 안에 두어야하며 위반시 투구없이 스트라이크를 선언한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MLB)도 올 시즌부터 타석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을 뒀으나 위반시 스트라이크 추가가 아닌 벌금을 내도록 했다.

 새로 생긴 이 규정으로 인해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가 열린 대전구장에서는 다소 '황당한 삼진'이 두 차례나 나왔다.

 한화가 3-0으로 앞선 3회말 무사 1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김경언은 1B2S에서 LG 선발 헨리 소사의 4구째가 볼이 된 후 습관적으로 타석에서 벗어났다가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이 때 주심이 두 발이 모두 타석에서 벗어났다며 스트라이크를 선언했고 김경언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LG가 0-6으로 끌려가던 4회 2사 1루 상황에서 타석을 맞은 이진영도 1B1S에서 상대 선발 미치 탈보트의 3구째 몸쪽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자 무심결에 타석을 벗어났다가 스트라이크 1개를 추가받고 삼진을 당했다.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도 1회초 무사 1루에서 KIA 최용규가 볼카운트 1B1S 상황이 된 후 타석에서 무심코 벗어나 두 발이 모두 떠나는 바람에 스트라이크 하나가 추가되고 말았다.

 지난해까지 없던 규정인 탓에 습관적으로 타석을 잘 벗어나던 선수들은 습관을 고치기가 쉽지 않다. 머리로는 기억하고 있어도 몸에 배어있지 않은 탓이다.

 실제로 이날 김경언은 6회 1사 1,3루 상황에 들어선 타석에서 또 다시 타석을 벗어나 스트라이크 하나를 더 안고 타격을 해야했다.

 메이저리그처럼 벌금이 아니라 스트라이크가 추가되는 탓에 경기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적잖다.

 시범경기라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정규시즌에 들어가 1승이 중요한 상황에서는 이 규정이 더욱 논란이 될 수 있다.

 경기 후반 승부처 상황에서는 투수가 공도 던지지 않은 상황에서 스트라이크가 선언되면 적잖은 반발이 일 수 있다.

 몸쪽 위협구가 들어왔을 때는 타석에서 두 발이 다 떨어지는 것을 허용하는 등 세부규정이 있으나 이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로 인해 불이익을 본 팀의 감독이나 팬들은 심판의 판정을 쉽게 납득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한화 김성근(73) 감독은 "야구가 재미가 없어지는 것 같다. 경기의 클라이맥스 상황에 그렇게 삼진을 당하면 재미가 떨어지지 않겠나. 김경언, 이진영이 그렇게 삼진을 당하지 않았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 제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방안을 찾아야할 것 같다. 이런 방식으로 1, 2초 줄이는 것보다 클리닝 타임을 없애는 것이 경기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일 수 있다"며 "KBO도 다른 방안을 고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KBO 관계자는 "일본 연습경기 때부터 시행하면서 지켜봤고, 시범경기에서도 이런 부분을 유심히 지켜볼 예정"이라며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지켜보고 바꿀 필요가 있다면 재검토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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