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틈새 공략 통했다…3040타깃·야간개설 주효
야간 개설 고객이 전체의 37.2%
30,40대가 20대의 약 두 배 많아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국내 첫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초반 기세가 무섭다. 출범 사흘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넘어섰다. 6일 케이뱅크는 3일 0시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회원 가입을 하고 계좌를 개설한 고객 수가 1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1분당 21명이 계좌개설을 한 셈이다. 이날 8시 현재 예·적금 등 수신계좌 수는 전체 10만6379개로 집계됐다. 총 수신금액은 약 730억원이며 대출액은 410억원을 기록했다. 대출 승인 건수가 8021건인 것을 고려하면 1인당 평균 500만원가량을 빌린 셈이다. 누적 기준으로 주요 가입·계좌개설 시간대를 살펴보면 오후 6시부터 오전 6시 사이에 계좌를 개설한 고객이 전체의 37.2%를 차지했다. 고객의 연령대는 30대와 40대가 20대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는 점도 도드라진 포인트다. 금융권은 케이뱅크가 초반 돌풍을 일으킨 이유로 서비스의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을 지목한다. 케이뱅크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함이다. 일단 '스마트폰 일회용 비밀번호생성기(OTP)' 서비스가 눈에 띈다. 실물 OTP를 들고 다녀야 이체를 포함한 모바일 금융거래가 가능한 시중은행 서비스와 달리 이 방식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실물 OTP 없이도 모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와 OTP 없이 지문·홍채 등 생체인증 만으로 이체가 가능한 서비스를 내놓은 은행도 있지만 서비스에 등록할 땐 OTP 인증이 필요하다. 절차도 간편하다. 스마트폰으로 이체할 땐 본인 계좌 비밀번호 4자리, 지문인증을 거친 뒤 OTP 비밀번호 6자리를 입력하면 된다. 휴대폰으로 계좌 개설을 하는 데 10분 정도가 걸리고, 소액 마이너스 대출(연 5.50%) 신청·승인은 지문 인증 등을 거치면 단 1분 만에 가능하다.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점포가 없는 비대면 거래로 절감한 고정비를 고객들에게 우대금리로 되돌려 준다는 전략이다. 실제 예금금리는 최근 시중은행에서 찾아보기 힘든 최고 연 2%대의 금리를 적용하고 '직장인K 신용대출'은 최저금리가 연 2.73%로 주요 시중은행보다 1~2%포인트 낮다. 이번 달 빚을 잘 갚기만 하면 다음 달 대출금리가 연 1%포인트 내려가는 '슬림K 중금리대출'도 있다. 타깃 공략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케이뱅크는 주력 사업자인 KT의 통신정보 등을 활용한 정교한 신용평가를 통해 청년·소상공인·서민계층을 대상으로 타깃형 대출을 연 4.2%에서 10% 미만 금리로 제공할 방침이다. 3년 내 12만명에게 5000억원 공급을 목표로 정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기존 모바일 금융은 이체, 송금만 주로 이용했지만 인터넷은행 출범으로 모든 금융 거래가 모바일로 가능하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케이뱅크의 흥행은 기존 은행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며 "고객들은 금융 서비스의 질을 보고 거래 은행을 수시로 바꿀 수 있다. 케이뱅크는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어 "금융업은 신뢰가 중요한데 인터넷은행은 저축은행 등의 2금융권이 아닌 1금융권이라는 점에서 대출 등을 받을 때 더 믿고 거래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