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현실화'···전력 대란 우려 vs 전력 수급 영향 없어
2029년까지 22%의 예비율을 확보한다는 계획 달성 어려워 경제성장률 둔화 등 전력 수요 예측치 과도.···'전력대란 우려 없어' 【세종=뉴시스】박상영 기자 =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전력 수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규 원전 추진은 물론 이미 건설 중인 원전까지 공사가 중단되면서 전력 수급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기존의 전력 수요 예측이 과도하다는 점에서 전력 대란 우려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30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현재 가동이 중단되거나 잠정 보류인 원전은 신고리 5·6호기(각 1400㎿·메가와트)와 신한울 3·4호기(각 1400㎿), 천지 1·2호기(각 1500㎿) 등 총 6기다. 신고리 5·6호기는 이미 5월 말 기준, 종합공정률이 28.8%에 이른 상태지만 정부가 공사 추진에 대해 공론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하면서 일시 중단됐다. 신한울 3·4호기는 최근 정부 정책 기조 변화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설계용역이 됐고 천지 1·2호기도 사실상 잠정 중단 상태다. 이외에도 7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된 1500㎿ 규모의 신규 원전 2기까지 포함하면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전 설비용량은 1만1600㎿로 늘어난다. 이는 2029년에 정부가 계획한 원전 발전량(3만8329㎿)의 30.2%에 달하는 수치다. 당장은 원전 건설 중단이 전력 수급에 영향이 미치지는 않겠지만 신고리 5호기가 전력 수급에 반영되는 2021년 3월부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발전기 고장 등에 대비한 최소 예비율 15%에 수요·공급의 불확실성(7%)을 감안해 2029년까지 22%의 예비율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서는 태양광과 풍력 비중을 80%까지 올리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산업부가 '제7차 전력기본수급계획(2015~2029년)'에서 2029년 피크기여도 기준 전원구성비를 신재생의 경우 4.6%로 전망한 것도 이같은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피크기여도는 전력사용이 가장 많은 시간에 기여하는 비중을 말한다. 다만 전력 수요 예측이 과도하다는 점에서 전력 대란 우려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과거처럼 경제 성장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지 못함에 따라 산업용 전기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에서는 2013년과 2014년 전력소비 증가율을 각각 2.9%, 3.4%로 예상했으나 소비는 1.8%, 0.6% 증가에 그쳤다. 7차 계획에서도 전력 수요 예측의 근간이 되는 성장률 전망치가 2015년 3.3%로 실제 기록한 2.8%보다 0.5%포인트나 높았다. 정부는 전력 수급 대책을 반영한 8차 전력수급계획을 연말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28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력수급 대책 없이 중단하려는 것은 아니다. 연말까지 8차 전력수급계획을 공개해 국민들과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