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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예방계획]OECD 자살률 1위 탈피 심리부검서 출발…실효성은?

등록 2018-01-23 11:14:50   최종수정 2018-02-05 10: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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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을 발표 하고 있다. 2018.01.22. [email protected]
핀란드 심리부검 기반한 정책수립으로 자살률 50%↓
심리부검서 끝나선 안돼…올해 예산 日의 50분의 1
박능후 "2022년 자살률 17.0명…구체적 목표 달성 약속"

【세종=뉴시스】이인준 기자 = #. 핀란드는 20세기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로 기록돼 있다. 핀란드의 자살사망률은 한 때 인구 10만명당 자살률당 30.2명(1990년)으로, 1965년 대비 3배로 불어나기도 했다.산업화와 도시화가 관계단절과 소외 등 사회적 문제로 이어진 결과다.

 하지만 핀란드는 1986년 국립건강위원회(National Board of Health)에서 자살률 감소를 위한 국가자살예방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하면서, 불명예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014년 14.1명으로 53.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가 배턴(baton)을 이어 받아 지난 2003년(22.6명) 이래 13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를 지키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핀란드가 자살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심리부검'의 역할이 매우 높게 평가 받고 있다.

 심리부검(psychological autopsy)은 사망 전 자살자의 심리 행동 양상·변화를 주변인의 진술과 기록을 통해 검토해 자살의 구체적 원인을 검증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자살사망 당시 경제상황은 어땠는지, 고용 상태 또는 정규직·비정규직 여부나 동거인 등 혼인·가족관계, 질병 상태 등을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유가족에 대한 상담과 정신과 진료 등도 병행하게 된다.

 심리부검을 통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은 특성이 다양하기 때문에, 자살의 원인은 한 가지로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 여러 자살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또 유명인의 자살이나 국가적 재난사고 등 사회적 사건, 도시·농촌간 지역별 특성 등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예방정책 수립이 쉽지 않다.

 핀란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험요인을 체계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이를 토대로 자살 위험성이 있는 사람들을 우선적이고 집중적으로 파악해 관리함으로써 자살률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정부가 '자살에방 국가행동계획'에 심리부검을 넣은 것은 이 같은 핀란드의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 자살률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는 올해와 내년 2년간 최근 5년간(2012~2016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7만명과 유가족을 상대로 심리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다만 심리부검이 장밋빛 비전을 약속하는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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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자살예방 국가행동 계획, 교통안전 종합대책, 산업재해 사망사고 감소대책 등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히고 있다.2018.01.23. [email protected]
핀란드의 경우 1987년 1년간 자살사망자 1366명에 대해 전문가 5만명을 동시에 투입해 실시됐다. 당시 핀란드 전체 인구는 약 500만명으로 우리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던 반면, 우리의 경우 핀란드보다 70배 많은 7만명을 대상으로 심리부검이 추진된다. 올해 편성된 예산은 28억원이다.

 하지만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예산이 뒷받침 돼야 한다.

 특히 일본의 경우 자살대책기본법을 근거로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입하여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자살예방사업 전개해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본의 자살예방 예산은 2016년 7927억원으로, 우리나라 올해 자살 예방 예산 162억원의 약 50배다. 

 일본은 자살예방 전담조직 구성와 적극적인 투자로 자살률을 2003년 27.0명에서 2015년 18.9명으로 30% 이상 낮추는 성과를 냈다. 우리의 경우 매년 게걸음하던 자살예방예산 확충을 위한 첫 발을 이제 막 뗐다. 올해 우리나라 자살예방 예산은 전년 99억원 대비 62.3% 큰폭으로 증액됐지만 여전히 이웃나라 일본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복지부 내 자살예방 전문부서도 2월에 처음 신설된다. 자살예방과가 신설되면 정부 자살예방정책의 중심적인 컨트롤타워를 맡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자살예방 업무를 고작 2명이 맡아왔고, 그마저도 정신건강정책과에 소속돼 다른 업무도 함께 추진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진일보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상황이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그동안 심리부검을 실행할 수 있는 정책적 의지는 약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적 뒷받침이 안 됐지만 새 정부는 자살문제를 국가의 주요 과제로 삼고 실행해 나갈 것"이라며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을 2022년 17.0명까지 낮춘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행동계획을 추진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무 장관으로서 자살문제를 꼭 해결하겠다고 약속한다"며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으로 해결 가능한 사회문제라는 인식을 가지고 전국민이 자살 문제에 동참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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