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수 "이건희 승인후 다스 소송비 대납"…MB 재판 증언(종합2보)
"수십억, 수백억 들지 모르고 지원""이건희 회장에게 보고, 승인받아"
이 전 부회장은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심리로 27일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항소심 15차 공판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부회장은 지난 2006년 3월부터 2008년 6월까지 삼성 전략기획실장,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거치면서 이건희 회장을 보좌한 인물이다. 그는 삼성이 다스 미국 소송 비용 61억여원을 지원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자수서를 제출해 1심에서 이 전 대통령의 삼성 뇌물 유죄 혐의가 인정되는 데 주요 역할을 했다. 이 전 부회장은 이날 "통상 변호사가 미국에서 법률 비용이 좀 들어간다고 하는데 수백억원 이렇게 (든다고) 상상은 힘들다. 저는 그렇게 생각했다"며 "금액이 저희한테 중요한 게 아니고, (다스 소송을 대리한 김석한 변호사를 통해) 그런 요청을 하니 저희로서는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변호사의 요청을 받을 당시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당선될 게 유력하다는 사실도 고려했나'는 검찰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아울러 김 변호사의 요청에 따른 지원이지 삼성 측에서 먼저 지원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도 했다. 또 '이 전 대통령에게 지원하는 자금이 어디에 사용되는지 혹은 어디 사용될 것인지 확인해봤나'는 질문에는 "그 때 확인한 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률비용으로 사용됐는지 다른 데 사용됐는지 정확히 모르냐'는 질문에도 "네"라고 답했다. 2007년 하반기 처음 자금 지원 요청을 받고, 2008년 하반기·2009 상반기에 재차 지원을 요청받는 상황도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하고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도 이 전 대통령에게 필요한 자금이나 비용을 지원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는게 이 전 부회장 설명이다.
그러면서 "제가 (이 전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 그런 게 전혀 아니고 옛날에 현대를 그만두고 골프하는데 같이 (나간 것 말고는) 그 외에 무슨 개별적으로 만나거나 한 기억이 없다"고 부연했다. 김백준(79)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지난 2012년 찾아와 '삼성이 다스 소송을 대리하는 에이킨검프에 지급한 돈 중 남은 돈을 김 변호사가 보관하고 있으니 돌려 받게 해달라'는 이 전 대통령의 요청을 전해 들었냐는 취지의 변호인 질문에는 "저는 그렇게 기억한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 역시 이 회장에게 보고했는지에 대해서는 "저는 이미 그때 회사를 그만둔 뒤라 회장님을 뵙고 말씀드릴 처지가 아니었다"며 "2010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연락을 주고받을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이 전 부회장은 '폐문무재'로 증인소환장 송달이 안 돼 출석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이 전 부회장은 지난 1월9일 열린 2차 공판에서 '폐문부재'로 소환장 송달이 안 돼 불출석한 바 있다. 이날 또 다른 증인으로 출석한 김모(65) 전 삼성전자 법무팀장 역시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김 전 팀장은 "제가 법무팀장으로 근무하면서 돈을 돌려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며 "혹시 인보이스(송장) 중복계산이 발견돼서 나오면 착오인데, 그 부분도 계속 로펌과의 관계가 있어서 다음 차감은 있어도 그전에 반환해 실질 액수가 온다는 건 개인적으로 알기로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팀장에 이어 증인신문이 예정된 삼성전자 임원 남궁모씨는 이날 뒤늦게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여러가지 의사 결정을 위해 오늘 출석 못한다고 했는데, 이런 사항은 불출석 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했다. 아울러 "다음 지정 기일에도 또 불출석하면 7일 이내의 감치에 처하는 재판을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남궁씨에 대한 증인신문은 다음달 12일 오후 2시5분으로 지정됐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