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제 적용]'핀셋 지정'에도…비규제지역 수요쏠림 '풍선효과' 우려
'규제의 역설'…8·3, 9·13대책 모두 과열 못잡고 상승 부채질전문가들 "상한제 적용지역 대비 인근 지역 상승 나타날 것"정부 "시장불안 시 추가지정…내년 2월 상시모니터링 가동"
6일 국토교통부가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 의결을 거쳐 발표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은 서울 27개동이다. 구체적으로는 ▲강남구 8개동(개포·대치·도곡·삼성·압구정·역삼·일원·청담) ▲서초구 4개동(잠원·반포·방배·서초) ▲송파구 8개동(잠실·가락·마천·송파·신천·문정·방이·오금) ▲강동구 2개동(길·둔촌) ▲영등포구 1개동(여의도) ▲마포구 1개동(아현) ▲용산구 2개동(한남·보광) ▲성동구 1개동(성수동1가) 등이다. 이들 지역은 최근 서울 집값 상승세를 선도한 지역이면서도 일반분양 예정물량이 많거나 후분양·임대사업자 매각 등 도시주택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기준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지역이다.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기존 HUG 심사 때보다 분양가가 5~10%가량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예상되는 부작용이 많다. 전문가들은 특히 규제를 받지 않은 대상이나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생기는, 이른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를 일제히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7년 발표한 8·2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 지정 제도를 부활시키고, 조정대상지역도 확대하면서 다주택자들에 대한 압박을 시작했다. 강력한 대출규제와 양도소득세 중과, 전매제한 강화 등 각종 규제책이 일시에 가동됐다. 하지만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2017년 10월 이후 1년2개월 연속 상승했고, 오히려 지난해 누적기준으로 6.22%나 올라 2008년(9.56%) 이후 최근 1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력한 대출규제가 시행되자 규제 지정 지역은 현금부자를 중심으로 매수 열기가 더했다. 대출 규제는 실수요자들의 조바심을 유발하고, 현금여력이 없는 매수자들은 규제를 받지 않은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몰렸다. 서울 주택시장은 지난해 9·13 대책이 나오고서야 안정세를 찾았지만, 불과 1년 만에 약효가 다해 또다시 분양가 상한제라는 추가 규제까지 이끌어 냈다. 특히 최근 서울 집값이 4개월 연속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내는 등 시장의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앞서 정부가 잇단 규제를 쏟아냈지만, 수요자들은 정부의 규제를 '공급부족'의 신호로 재해석 했다. 수요자들의 불안심리는 결국 공급 대비 수요 증가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는 '정부가 규제하면 집값이 오른다'는 학습효과에 대한 시장의 맹신을 만들어냈다. 이번 규제가 오히려 가수요를 만드는 등 시장에 왜곡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이 때문에 나온다. 정부가 과열된 시장에 불을 끄기 위해 도입한 규제가 오히려 가수요를 유발하는 '규제의 역설'이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동 단위 지정의 결과는 지정되지 않은 옆 동 집값이 상승하는 '풍선효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도 "상한제 규제의 결과는 풍선효과로 나타나 또다시 인근 지역을 규제해야 하는 역설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규제 일변도인 정부 정책에 대한 비난이 커지는 것은 물론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을 유발해 장기적으로는 집값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도 이 같은 '풍선효과'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추후 시장 과열 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서울 27개동은 1차 지정"이라면서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서 지정되지 않은 지역에서 풍선효과나 고분양가 책정 움직임 등 시장 불안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추가 지정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내년 2월부터는 국토부 중심의 실거래상설조사팀을 구성해 전국 실거래 신고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이상 거래가 확인되는 경우 즉시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면서 "시장 불안 움직임이 확대될 경우 가용한 정책수단을 모두 동원해 추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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