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선정 2019년 스포츠 10대 뉴스
'손흥민, 류현진, 이강인, 고진영…' 올 한 해 스포츠 스타들의 활약으로 국민들이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손흥민이 차범근을 넘어서며 유럽무대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고, 류현진이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U-20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FIFA주관 역대 최고인 준우승을 차지했고 이강인이 골든볼을 수상했다. 2019년을 화려하게 장식한 스포츠 뉴스를 정리해본다.
손흥민은 11월7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라이코 미티치 경기장에서 열린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B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2골을 터뜨렸다. 통산 122·123호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차 전 감독이 보유했던 한국인 유럽무대 최다골(121골)을 넘어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차 전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1988~1989시즌까지 뛰었으니 손흥민이 30년 만에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한국 축구사는 손흥민이 골을 터뜨릴 때마다 새롭게 쓰이고 있다. 현재 만 27세로 전성기를 맞이한 손흥민은 기대대로 향후 수년 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한다면 200골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 류현진 아시아인 최초 ML 평균자책점 타이틀홀더 '등극'
출발부터 산뜻했다. 류현진은 올해 LA 다저스의 개막전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은 류현진은 승리도 챙겼다. 5월에는 한 달간 6경기에서 45⅔이닝 5승무패 평균자책점 0.59의 빼어난 성적을 거둬 이달의 투수에 선정됐다.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이달의 투수상 수상은 1998년 7월 박찬호(당시 LA 다저스) 이후 21년 만이다. 한국인 투수 최초로 올스타전 선발 마운드에도 섰다. 처음으로 올스타의 영광을 안은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올스타 선발 투수로 나서며 가장 빛나는 별로 우뚝섰다. 8월 한 달간 슬럼프에 빠져 고전하기도 했지만, 9월들어 다시 제 페이스를 찾았다. 2019시즌 최종 성적은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다. 아시아 출신 투수가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따낸 건 류현진이 최초다. 승수는 개인 한 시즌 타이(2013·2014년, 14승)를 수확했고, 이닝은 2013년(192이닝) 이후 최다인 182⅔이닝을 소화했다. 탈삼진은 개인 최다인 163개를 잡아냈다. 시즌 뒤에도 '최초'의 기록은 추가됐다. 류현진은 올해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에 올랐다.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아시아 출신 투수로는 처음으로 1위표(1장)를 얻으며 의미있는 마무리를 했다. 3. 20세 월드컵 준우승, 이강인 '골든볼' 스타탄생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남자 축구대표팀은 폴란드에서 끝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20세 이하) 폴란드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유럽의 우크라이나를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했지만 FIFA가 주관하는 남자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한국 남자 축구의 첫 FIFA 주관대회 결승 진출이었다. 만 18세의 나이로 형들과 호흡을 맞춘 이강인(발렌시아)은 대회 최우수선수(MVP)상인 골든볼을 수상했다. 18세 골든볼 수상자의 탄생은 2005년 대회에서 골든볼과 골든부트(득점왕)를 모두 받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2·아르헨티나) 이후 14년 만이다. '신드롬'이라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구가한 이강인은 "목표가 우승이었는데 못 이뤘지만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전혀 없다. 좋은 추억이었고, 좋은 경험이었다. 이 좋은 경험과 추억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4. 무관중 무중계 이상했던 29년만의 평양축구 남북대결
한국과 북한 남자축구대표팀은 10월15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3차전을 치렀다. 역사적인 평양에서의 남북 대결은 아쉽게도 전파를 타지 못했다. 중계권을 갖고 있는 북한측이 무리한 금액을 요구하면서 소득 없이 협상 테이블이 접힌 탓이다. 게다가 북한은 5만명 수용 가능한 관중석을 모조리 비워둬 한국측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2년 전 여자축구 남북 대결 당시 만원 관중을 모아놓고 한국 선수들의 기를 꺾으려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북한은 아시아축구연맹(AFC)과 국제축구연맹(FIFA)에도 해당 내용을 사전 통보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계와 관중에 이어 득점까지 자취를 감췄다. 두 팀은 90분 간 공방전을 벌였으나 그 누구도 골문을 열지 못했다. 5. '박항서 매직' 베트남축구 대표팀 SEA게임 60년만의 금메달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지난 10일(한국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리잘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의 2019 동남아시안(SEA)게임 남자 축구 결승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조별리그를 4승1무로 통과한 베트남은 준결승 캄보디아(4-0)에 이어 인도네시아와의 마지막 승부에서 승리하며 무패로 정상에 올랐다. 베트남이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건 1959년 초대 대회 이후 60년 만이다. 당시는 통일 이전으로 남베트남이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 10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위,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 우승, 올해 아시안컵 8강에 이어 60년만의 동남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박 감독은 "결승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베트남 국민들이 너희들의 뒤에 있다'고 말했다. 국민과 베트남축구협회, 베트남의 축구팀 등 베트남 국가대표팀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꼭 승리를 바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6. 한국에서 최초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대회
대회 내내 화제를 몰고 다닌 것은 도핑테스트 회피 의혹에 휩싸인 중국의 수영 스타 쑨양이었다. 쑨양은 던컨 스콧(영국), 맥 호튼(호주) 등 메달리스트가 시상식에서 쑨양과의 악수, 기념 촬영을 거부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한국은 희망을 엿봤다. 특히 다이빙에서 여자 1m 스프링보드에 나선 김수지(울산시청)가 동메달을 수확, 세계선수권대회 다이빙 종목에서 메달을 딴 최초의 한국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또 한국 다이빙은 8개 종목에서 결승 진출자를 배출했다. 경영에서는 결승 진출자가 김서영(경북도청) 뿐이었지만, 5개의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그늘도 있었다. 대한수영연맹은 후원사 계약이 늦어지면서 대표 선수들에 규정에 맞는 유니폼을 지급하지 못했다. 선수들이 받은 유니폼의 등 뒤에 'KOREA'가 아닌 후원사 로고가 박혀 있었고, 한국 선수들이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유니폼 등 뒤를 테이프로 가리거나 수영모에 매직으로 급히 'KOR'을 쓰고 나서는 촌극이 벌어졌다. 7. 고진영, LPGA 올해의선수·상금왕·최저타수상 '전관왕' 달성
고진영은 지난 11월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공동 11위에 올랐다. 고진영은 최종전에서 우승하지 못했지만, 지난 3월 뱅크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을 시작으로 4월 시즌 첫 메이저 ANA 인스퍼레이션, 7월 시즌 네 번째 메이저 에비앙 챔피언십, 8월 CP 캐나다여자오픈까지 시즌 4승을 거머쥐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을 남긴 선수에게 주어지는 '안니카 어워드'를 받았고, 최저타수상, 상금왕 등 전관왕을 달성했다. 시즌 내내 호쾌한 샷과 정교한 쇼트 게임, 안정적인 퍼트 등 나무랄 데 없는 경기력을 선보여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세계를 평정한 고진영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8. 케냐 킵초게 마라톤 2시간대 벽 깨...공식기록은 불인정
이는 공식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이 경기는 영국 화학 업체 INEOS가 개최한 비공식 경기였다. 국제빙상경기연맹(IAAF)의 마라톤 경기 규정을 지키지 않고, 킵초게가 2시간의 벽을 돌파하는데 모든 초점을 맞췄다. 경기 시작 시간을 정하지 않은채 기온과 습도가 최적의 상태가 됐을 때 경기를 시작했다. 7명의 페이스메이커가 킵초게와 함께 달렸는데 5명은 앞에서, 2명은 뒤에서 레이스를 도왔다. 번갈아가며 총 41명의 페이스메이커가 나섰다. 또 보조 요원들이 킵초게가 필요할 때 음료수를 전달했고, 자동차가 앞서 달리며 형광색 빛을 쏴 속도 조절에 도움을 줬다. 공식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인간이 마라톤에서 2시간의 벽을 허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킵초게는 공로를 인정받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올해의 육상선수'로 선정됐다. 9. 한국 야구, 프리미어12 준우승…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1월 서울 고척스카이돔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에서 일본에 패해 준우승을 거뒀다. 대회 2연패에는 실패했지만, 투수 이영하(두산 베어스)·조상우·타자 이정후(이상 키움 히어로즈) 등의 활약으로 세대교체의 근간을 마련했다. 개최국 일본을 제외하고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위 팀에 주어지는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권도 획득했다. 12년 만에 서는 올림픽 무대다. 한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전승 신화를 쓰며 금메달을 따냈다. 이후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던 야구가 내년 열리는 도쿄올림픽에서 부활하면서 한국은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올림픽 2연패 달성으로 가는 길은 멀다. 대표팀은 이번 프리미어12에서 일본을 두 차례 상대해 모두 지고, 대만과 맞대결에서 패하는 등 아쉬운 전력을 보여줬다. 확실한 해결사 등 아쉬웠던 부분을 보강하지 못한다면 '세계 정상'으로 가는 길에도 가까워 질 수 없다. 10. '황제의 귀환' 타이거우즈 역대 최다승 타이 82승 기록
PGA 투어 개인 통산 82승째를 올린 우즈는 샘 스니드(미국)가 보유한 PGA 투어 최다승 기록에 타이를 이뤘다.이제 우즈가 1승씩 추가할 때마다 PGA 투어의 역사는 바뀌게 된다. 지난해 9월 투어 챔피언십에서 통산 80승을 거둔 후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81승째를 따냈다. 이후 약 6개월 만에 신화를 썼다. 우즈는 기나긴 슬럼프를 겪었다. 2013년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통산 79승을 올린 후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 시달리며 수 차례 수술대에 올랐다. 우즈의 시대는 끝난 듯 보였다.그러나 꾸준한 재활과 함께 정교한 스윙과 퍼트 감각을 찾았다. 지난해 9월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황제의 부활을 알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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