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등장한 "서울 불바다" 위협…고비마다 南 자극에 동원
북 조중통 "서울 불바다설이 다시 떠오를 수도"1994년 3월 남북 접촉 시 박영수 불바다 발언조중통 이후에도 서울 불바다 언급하며 자극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7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관련 논평에서 "입건사를 잘못하면 그에 상응해 이제는 삭막하게 잊혀져가던 서울불바다설이 다시 떠오를 수도 있고 그보다 더 끔찍한 위협이 가해질 수도 있겠는데 그 뒷감당을 할 준비는 돼있어야 하리라고 본다"고 우리측을 위협했다. 논평에서 언급된 서울 불바다설은 1994년 3월 남북 간 접촉 당시 북측 대표였던 박영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이 했던 발언을 가리킨다. 박 부국장은 1994년 3월19일 남북 실무대표 접촉 당시 우리측 대표 송영대 당시 통일원 차관을 만났다. 이 접촉은 1년 전인 1993년 3월12일 북한의 핵비확산조약(NPT) 탈퇴 선언으로 한반도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열렸다. 남북은 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남북 정상회담과 남북간 현안 협의를 위한 특사 교환을 추진했고 이를 위한 실무대표 접촉이 그해 10월5일부터 시작됐다. 박 부국장과 송 차관의 만남은 8차 접촉이었다. 박 부국장은 이 자리에서 "팀 스피릿 강행하고 패트리어트 배치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지겠나"라며 "우리는 대화에는 대화로, 전쟁에는 전쟁으로 대응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부국장은 "우리는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결코 그쪽이 전쟁을 강요하는 데 대해서는 피할 생각이 없다. 전쟁의 효과에 대해서 송 선생 측에서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여기서 서울이 멀지 않다. 전쟁이 일어나면 불바다가 되고 만다"고 발언했다. 발끈한 송 차관은 "아니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라며 "아니 우리가 가만히 있을 것 같은가"라고 응수했다. 이에 박 부국장은 "그래서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했고, 송 차관은 "전쟁 선언하는 거냐"고 따졌다. 박 부국장은 "그쪽에서 전쟁 선언을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고, 송 차관은 "전쟁 선언하는 거냐. 전쟁을 전쟁으로 대응한다?"라고 재차 물었다. 이에 박 부국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발언의 주인공인 박 부국장은 북한 공작원 출신이다. 그는 베트남 사이공(현 호치민시) 교도소에 수감된 우리측 이대용(육군준장 예편) 주베트남 공사를 북한으로 데려가기 위한 공작을 폈던 인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바탕 소동 후 박 부국장은 해명을 내놨다. 그는 1998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던 남북해외학자 학술회의에 참석해 서울 불바다 발언에 대해 '북한에 핵폭탄이 떨어지면 서울도 그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북한이 서울 불바다를 다시 언급한 것은 그로부터 16여년이 지난 2010년 6월이었다. 당시는 우리 군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대북심리전 방송을 위한 확성기들을 설치한 직후였다. 당시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른바 '중대포고'를 통해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역적패당의 아성인 서울의 불바다까지 내다본 무자비한 군사적 타격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서울 불바다를 다시 꺼냈다.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은 단순한 위협으로 보기는 어렵다. 북한은 군사분계선 북측에 122㎜ 자주포, 152㎜ 자주포, 170㎜ 자주포, 240㎜ 방사포 등 장사정포를 배치해 청와대와 정부 청사를 겨냥하고 있다. 북한이 유사시 장사정포를 일제히 쏠 경우 패트리어트 등 요격미사일 방어 체계를 동원한다고 해도 모두 막아내기는 어렵다. 게다가 북한은 초대형 방사포와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로 불리는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신형 단거리 미사일 등을 남북 접경지역에 실전 배치하기 위해 시험 발사를 거듭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