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년] 긴박했던 시간들…"24시간이 모자라"
2~3월 신천지교회 중심 확산세 경기도내 확진자 급증5월 서울 이태원발 코로나19 수도권 전체 확산경기도, 8월14일 종교시설 집합제한, 진단검사 행정명령이재명 경기지사, 개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 전격 발동성탄절을 앞두고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지금도 계속돼
[수원=뉴시스]박상욱 이병희 기자 = 지난해 1월20일, 중국 우한에서 시작돼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안정적 관리로 전 세계에 K방역을 자랑한 때도 있었지만, 하루 양성 확진자가 1000명을 웃도는 위기 상황도 맞으면서 1년의 시간이 흘렀다. 방역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과 방역 공무원들은 지금도 지독한 한파에 칼바람을 온몸으로 버티며 언제 끝날지 장담할 수 없는 질긴 싸움을 벌이고 있다. 17일 0시 기준 도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만8134명. 이 가운데 3407명은 현재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1만4344명은 완치돼 퇴원한 상태다. 383명은 숨졌다. 경기도가 지난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에서 1만473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가운데 273명이 사망했다. 도내 확진자는 지난해 12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해 한 달 동안에만 7362명이 확진, 1~11월 11개월 동안 확진된 7373명과 거의 비슷한 수치다. 지난해 12월 한 달 사망자는 157명에 달했다. 첫 확진자 발생부터 1만8134번째까지…'긴박했던 시간들' 지난해 1월26일, 도내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국내 3번째 확진자로, 중국 우한시에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튿날 국내 4번째 확진자가 도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상황은 더욱 긴박하게 흘렀다. 다른 나라 일로만 여기던 시민들은 잇따른 확진자 발생에 걱정하고, 접촉자 소식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공개된 확진자의 동선을 따라 시민들의 발걸음은 점점 끊겼고, 코로나19 생활방역은 그렇게 일상이 됐다. 2~3월 신천지교회를 중심으로 한 대구·경북지역 확산세로 경기도내 확진자가 급증했고, 5월 서울 이태원발 코로나19는 수도권 전체에 퍼졌다. 비슷한 시기, 콜센터와 물류센터 등에서도 확산세가 이어졌다. 도는 2월24일 신천지 종교시설을 폐쇄하고, 집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머무는 가평연수원을 직접 방문, 강제 조사를 지시하기도 했다. 5월10일에는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관련 검사 의무화 행정명령과 도내 모든 클럽, 유흥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등에 집합금지 명령을 발동했다. 또 6월10일 물류창고, 장례식장, 콜센터, 예식장 등에도 집합제한 행정명령이 내려졌다.
한여름,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전파가 이어졌고 도는 8월14일 종교시설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서울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집회 참가자를 통해 코로나19가 다시 퍼지자, 도는 8월18일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 관련 방문자 등에게 진단 검사를 받을 것을 명령했다. 급기야 이재명 지사는 이튿날 전격적으로 개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매일 100명 안쪽의 확진자가 발생하며 주춤했던 확산세는 초겨울이 되면서 무서운 기세로 퍼져나갔다. 병원, 요양원, 공장, 종교시설 등 산발적 감염에 연일 100~20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300명을 넘어서는 날도 있었다. 지난해 12월25일 성탄절을 앞두고 내려진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행정명령으로 평범한 일상은 코로나19에 모두 빼앗겼다. '코로나19 막아라'…경기도의 고군분투기 '우한폐렴'이 국내에 알려진 직후인 지난해 1월17일 도는 방역대책단을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방역 활동에 돌입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는 시·군별 선별진료소 운영 등 대응을 강화했다. 같은 달 27일 '주의'였던 감염병 위기 단계가 '경계'로 격상되자,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을 시작했다. 시·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영상회의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24시간 근무체계에 들어갔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를 비롯한 유관기관과 소통부터 확진자 관리, 역학조사, 방역 인프라 가동, 의료인력 충원, 병상 및 생활치료센터 운영, 선별진료소 운영 등 코로나19 방역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내 '위기대응센터'를 민관협력을 통한 '긴급대책단'으로 확대·구성했다. 이희영 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 임승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 도 건강국장을 공동단장으로 방역 본부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최근에는 임승관 안성병원장을 단장으로 한 '긴급대응단'을 꾸려 코로나19 행정적 대응에 전문성을 더한 조직을 만들어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도는 코로나19와 맞서 총력을 다해왔다. 지역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해 1월 선제적으로 역학조사관을 투입했고, 3월 시·군 공중보건의사 59명을 역학조사관으로 추가 임명했다. 또 확진자 치료 병상 확보를 위해 민간 의료기관과 공공 의료기관을 아우르는 '코로나19 진료네트워크'를 구성해 협력을 이어갔다.
3월19일 용인 한화생명 연수원에 처음 문을 열었던 생활치료센터는 현재 이천, 고양, 용인, 수원 등 3~11호 생활치료센터가 운영 중이다. 센터당 규모에 따라 의료진, 공무원, 경찰, 군인 등 80~200여 명이 확진자를 모니터링한다. 행정인력의 경우 경기도 공무원이 실국별 10명씩 2주 동안 순환 근무를 한다. 또 경증환자 가운데 산소공급이나 수액 등이 필요한 환자를 위해 생활치료센터와 감염병 전담 의료기관의 중간단계 개념인 특별 생활치료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31개 시·군에 100여 곳의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최근 대유행에 임시선별검사소 74곳을 추가로 운영해 도민의 선제적 검사를 돕고 있다. '24시간이 모자라'…방역 공무원들의 하루 지난해 1월27일 이후 코로나19 방역을 맡은 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는 불 꺼진 날은 하루도 없었다. 지난해 설·추석 연휴는 물론 성탄절, 연말연시에도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했다. 의심환자 접수, 긴급보고, 입국자 추적조사, 병상 배정, 환자 입퇴원조치 등으로 맘 졸이며 고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전례없는 위기 속에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많은 방역 공무원들이 인내하고 희생하며 코로나19 확산을 막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 방역 업무는 상당히 복잡하고 까다로운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때문에 현장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뿐 아니라 사실상 모든 공무원이 '비상'이다. 집단감염이나 대유행이 발생할 때마다 밤샘 근무는 당연한 일이 됐다. 매일 발생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숫자에 울고 웃으며 그렇게 1년을 보냈다.
그는 "행정적 업무로 사무실에서 밤새는 일도 잦았지만, 코앞에서 확진자와 마주하고 일하는 현장 근무자들이 가장 힘들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도, 시군, 보건소 공무원이나 의료진 아니라 도민들께서 함께 헤쳐나가려고 노력해주셨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앞으로도 힘을 모아 코로나19와의 기나긴 싸움을 빨리 이겨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