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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년] “버티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폐업"

등록 2021-01-18 07:4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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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취업자 34만3000명,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11만4000명 감소

중소기업 대출 84조6000억원, 개인사업자 대출 46조6000억원 증가

한국은행,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 중심 매출 크게 감소"

경기도, 지역화폐 통한 재난기본소득 '경제방역'

포스트코로나 시대 대비 '기본소득'의 필요성 논의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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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뉴시스] 김종택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12일 오후 경기도 안산의 한 중고 컴퓨터 매입 및 판매업체 창고에 PC방 게이밍 의자가 가득 쌓여 있다. 2021.01.12.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박상욱 이병희 기자 =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1년 동안 이어지면서 서민들의 삶은 그야말로 무너지기 직전이다.
 
급증하는 확진자로 인해 정부의 강력한 방역조치가 내려졌고, 서민 경제활동은 사실상 멈춰버렸다. 피눈물을 흘리며 가게 문을 닫은 수많은 '사업주'들은 '실직자'가 돼버렸고, 그렇게 서민경제는 곤두박질 치고 말았다.
임대료에 치이고 세금에 치이다...'폐업신고'
18일 중소기업연구원이 발행한 '2021년도 중소기업 경영 전망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1.1%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소기업 경영환경도 악화돼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중소기업 취업자는 34만3000명(1.4%),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1만4000명(7.8%) 줄었다.

반면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년 동안 중소기업 대출은 84조6000억원(11.7%), 개인사업자 대출은 46조6000억원(13.7%)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에 따른 국내 소비부진과 소상공인 경기가 위축됨에 따라 경영 활동의 불확실성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발행한 '금융안정보고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또 코로나19에 대응한 방역단계 조정으로 경제주체의 소비활동이 크게 위축된 데다 국경 봉쇄에 따른 해외 관광객의 수요도 급감하면서 업황 부진이 심화됐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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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자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한 주점에 자리가 대부분 비어 있다. 202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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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추세에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의 삶은 날로 어려워졌다.

송철재 소상공인연합회 수원시지회장은 지난주 구청을 방문해 19년 동안 운영해온 DVD영화관 폐업신고를 했다.

사양산업으로 불린 DVD영화관이지만, 가족들을 먹여 살릴 만큼은 벌었다. 하지만 20년 가까이 지켜온 송 회장의 가게는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으면서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다.

송 회장은 "버티고 버티다 더 이상 버틸 길이 없어 폐업신고를 했다. 임대료에 치이고, 세금에 치이고, 생활 자체가 곤궁해진 상황"이라며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그는 "한 상인회에서 반 이상의 가게가 문을 닫은 곳도 있다. 1년 넘게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상반기에 폐업하는 곳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당장 쌀 살 돈도 없는 상황이다. 집합금지 업종에 몇 백만 원 주는 미봉책은 대책이 될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 논의 확장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소비활동 활성화를 위해 '경제방역'이라는 이름으로 소액금융지원, 취약 소상공인 자금 지원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놨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지역화폐를 통한 재난기본소득 지급이다. 경기도는 위기에 직면한 도민의 생활에 보탬이 되면서 골목상권을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을 택했다. 
 
도는 지난해 지역화폐 발행목표를 기존 8000억원에서 1조2567억원으로 상향했고, 할인율도 10%로 인상해 지역 내 소비활성화를 도모했다.

현장에서는 "매출이 증가했다"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가 이어졌고, 재난기본소득은 경제방역의 핵심으로 꼽혔다. 최근에는 설을 앞두고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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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 30일 오후 의정부 제일시장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지역화폐를 사용하고 있다. 2020.10.30.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속에서 재난기본소득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불러왔고, 재정적 방안 마련 등 구체적인 논의에 불을 붙였다.

시민들은 모두에게 똑같이 나눠주는 '기본소득'을 재난지원금과 재난기본소득을 통해 체험으며, 수혜적 복지 차원의 취약계층 지원만으로는 경제활성화를 이끌 수 없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것이다.

기업을 살려서 일자리를 늘리는 전통적 방식의 경제 활성화 대책이 통하지 않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는 점점 확장되고 있다.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화폐로 지급된 재난기본소득만큼 서민 경제에 도움이 된 '경제방역'은 없었다. 경제를 살리는 효과를 봤고,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기본소득 논의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기본소득 논의가 확장되는 중"이라며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기본소득'을 통해 보통 사람들의 소득 불안정성을 낮추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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