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택한 與, '친문 쏠림' 피했지만…쇄신까지 첩첩산중
'도로 친문' 우려 속 '비주류·무계파' 송영길 대표 당선2위 홍영표와 0.59%p차…여전히 '주류는 친문' 재확인'변화'와 '안정' 갈림길에서…쇄신 동력 회복할까 관심최고위원도 친문 일색…친문 주류세력과 충돌 가능성도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쇄신의 갈림길에서도 '친문 핵심' 윤호중 원내대표가 선출된 데 이어 당대표까지 '도로 친문'으로 회귀하는 상황은 피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2위 후보이자 '친문 핵심'으로 불리는 홍영표 의원에게 불과 0.59%포인트차로 간신히 승리한데다 최고위원들도 '친문 일색'으로 꾸려지는 등 여권의 주류는 여전히 친문임이 재확인됐다는 점에서 송 신임 대표가 민주당에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송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5·2 임시 전당대회에서 총 득표율 35.60%로 민주당의 새 사령탑에 올랐다. 이번 전당대회는 내년 3월 대선 승리를 이끌 차기 지도부를 뽑는 의미와 함께 지난 4·7 재보궐선거 참패 후 '쇄신'과 '안정' 사이에서 민주당의 선택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불렸다. 4·7 재보궐 선거 참패 후 민주당이 변화를 요구받는 가운데 범친문으로도 불리지만 비교적 계파색은 옅고 각각 '변화'와 '민생'에 방점을 찍은 송 대표와 우원식 후보, 친문 핵심으로 불리며 '개혁' 기치를 내건 홍 후보의 3파전으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선거 초반 세 번째 당권 도전인 송 대표가 우위라는 평가가 왔지만 막판 친문 표심 결집으로 홍 후보의 추격세가 거세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모를 혼전이 펼쳐졌지만 근소한 표차로 송 대표가 당권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스스로를 '무계파'라고 칭하는 등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다는 점도 친문 쏠림을 우려하는 당심에 어필했다는 평가다. 송 대표의 당선으로 당내 쇄신론이 다시 동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내에서는 재보선 참패 직후 이른바 '친문 2선 후퇴론'과 '조국 수호 반성론'이 부상하는 듯 했지만 이른바 '문자폭탄'으로 대변되는 강성 당원들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혀 힘을 잃은 게 사실이다. "민주당이라는 이름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한 송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변해야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고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며 변화를 기치로 내걸었다. 그는 이날 당선 수락연설에서도 "지금은 승리를 향한 변화를 위해 주저 없이 전진해야 할 때"라며 "유능한 개혁, 언행일치의 민주당을 만들어 국민의 삶을 지켜내고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고 말했다.
다만 송 대표가 변화를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쇄신안을 내놓은 적은 없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자체 혁신이 가능할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시각도 있다. 송 대표는 당선수락 연설에서 "민주당을 변화시켜 나가겠다. 새로 선출된 다섯 분의 최고위원과 함께 우리당 174명의 국회의원과 소통하고 전국의 당원·대의원들과 카톡 메신저를 통해 직접 소통하며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면서 "윤호중 원내대표와 긴밀히 협력해서 당내 민주주의를 강화해 나가고 고문 원로님들의 지혜를 구하겠다"며 소통을 강조하는 원론적 입장만 취했다. 당내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문자폭탄 논란에 대한 대처도 주목된다. 송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규정하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상대방이 다르다고 정적을 제거하듯 하는 집단행위는 우리당의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강성 당원들에 대해서는 "소중한 우리 당의 자원"이라며 "당이 소통을 활발히 해서 비정상적으로 분출되지 않고 당의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원론적 입장을 취해 과거 지도부가 취한 방관자적 태도와 크게 달라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여전히 당의 주류 세력이 친문임이 재확인된 만큼 송 대표 체제에서도 민주당의 변화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비주류라고는 해도 계파색이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옅다는 것일 뿐 송 대표 역시 범친문으로 묶인다.
세 차례의 당권 도전에 따른 인지도와 조직력을 바탕으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였지만 당내 주류인 친문 표심은 홍 후보에게 모여졌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기 때문이다. 최고위원들도 강성 친문 당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김용민 의원과 대표적 친문 인사로 꼽히는 강병원 의원,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김영배 의원, 지난 대선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보건복지특보단장 및 의료정책위원장으로 문 대통령을 도운 전혜숙 의원, 현 정부 최대 개혁과제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최일선에서 싸웠던 백혜련 의원 등 친문 일색으로 꾸려졌다는 평가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그가 돌출 발언으로 구설이 잦았다는 점에서 친문 주류세력의 견제와 충돌을 우려하기도 한다. 실제 송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 초반부터 홍 후보와 우 후보를 겨냥해 각각 부엉이모임과 민평련의 지지를 언급하며 이른바 '계보론'을 꺼내들었다가 두 후보의 협공 대상이 된 바 있다. 당청관계와 관련해서도 최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을 밑도는 '데드크로스'가 나타난 것을 계기로 송 대표가 당의 목소리를 키우며 청와대와 긴장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