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송지효 "츤데레 매력의 마녀, 새로운 도전…요리엔 소질 없죠"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사실 한국에서 마녀가 친근한 캐릭터는 아니잖아요. 낯설지만, 낯설지 않게 보이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희라'라는 마녀는 차갑지만 따뜻함이 공존하는, 츤데레 매력이 있죠."

티빙 오리지널 '마녀식당으로 오세요'에서 마녀 '조희라' 역을 맡은 송지효는 화려한 의상에 진한 메이크업으로 색다른 변신을 선보였다.

지난 17일 화상으로 만난 송지효는 "해보지 않았던 장르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대본을 보고 판타지라는 게 너무 좋았고 제가 안해본 새로운 캐릭터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대가가 담긴 소원을 파는 마녀식당에서 마녀 '희라'(송지효)와 동업자 '진'(남지현), 알바 '길용'(채종협)이 사연 가득한 손님들과 만들어가는 소울 충전 잔혹 판타지 드라마다.

송지효는 각자의 사연을 갖고 찾아오는 이들에게 소원을 들어주는 대신 대가가 담긴 소울푸드를 만들어주는 마녀 '희라'를 연기했다. 화려한 외양에 냉혹하고 시크한 모습이지만, 과거 남다른 사연도 갖고 있다.
송지효는 '희라'를 마녀와 인간의 중간 지점으로 그리려 했다고 밝혔다. 겉으로는 차가워 보여도 사람들을 위한 소울푸드를 만들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츤데레 매력을 가졌다는 것.

"제가 많이 헤매고 있을 때 이수현 감독님이 해주신 말이 크게 와닿았어요. '희라'가 어쨌든 사람들 사이에 살아온 캐릭터이기 때문에 너무 마녀스럽지도, 너무 인간스럽지도 않은 그 어느 중간에 있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했죠. 차가워보여도 사람들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점에 중점을 뒀어요."

그러면서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따뜻한 작품"이라며 "사람의 감정과 삶을 다룬 드라마다. 이 작품을 보면서 저도 제 얘기보다 남의 얘기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으로 비쳐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들에게 위로가 되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마녀로 강렬한 느낌을 주기 위해 오묘한 눈빛을 보여주는 렌즈부터 메이크업, 헤어스타일, 의상까지 화려한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그는 "색감으로 강렬하고 세보이는 인상을 주려고 했다"며 "외적인 부분은 스태프들에게 맡기는 편이어서, 잘 만들어준 스타일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현재의 마녀 '희라'와 과거 마녀 '희라' 그리고 인간 '희라'였을 때로 크게 나뉘어요. 그 세 모습의 느낌을 다르게 보여주려 했죠. 인간 '희라'일 때는 평소의 저같고, 과거 마녀 '희라'는 지금과 다르게 마녀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려고 했고, 완전한 마녀가 됐을 땐 좀 더 과하고 화려해졌죠. 사실 버거운 면도 없지않아 있었지만, 잘 어울린다고 해주셔서 힘이 됐어요."

극 중 '희라'는 소원을 들어주면서 다채로운 색감에 황홀한 맛의 요리를 제공한다. 송지효는 "솔직히 제가 요리를 진짜 못한다. 저랑 안 맞는다. 요리보다는 청소가 좋다"면서 "요리하는 데 있어 어색해보이지 않으려고 신경썼다"고 쑥스러운 듯 웃었다.

"'희라'는 요리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주기 때문에 능수능란하게 잘 해야되는데 제가 칼질이나 요리 도구를 쓰는데 서툴러요. 프로처럼 보이기 위해서 노력했죠.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잘 인도해줘서 보는 순간순간 제가 한 건지, 대역분이 해주신 건지 헷갈렸어요. 제가 한 것처럼 잘 나온 것 같아요.(웃음)"

함께 호흡을 맞춘 남지현, 채종협 배우에게는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그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며 "저는 나이드는 게 무섭진 않은데, 이 친구들의 시간이 너무 부럽더라. '저때로 돌아간다면 더 열심히 할 수 있을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두 배우의 활기찬 에너지와 긍정적인 생각이 제게 좋은 동기부여가 됐죠. 같이 촬영하면서 너무 재밌었어요. 지현이는 '진'이랑 굉장히 비슷해요. 자기 주장도 있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뿜뿜하는 친구였죠. 연기도 잘하고 보면서 느낀게 많았어요. 종협이는 해맑아요. 힘든 시기도 있었을텐데, 항상 웃는 모습이라서 좋았죠."
실제 '마녀식당'이 있다면 빌고 싶은 소원이 있을까. 송지효는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됐으면 하는 소원이 간절하다"며 "두 번째는 지현이, 종협이처럼 젊을 때로 한번 돌아가고 싶다"고 웃었다.

"마스크나 시간 제약 없이 사람들과 다같이 왁자지껄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그런 시간이 많이 그립죠. 또 좀 더 젊을 때로 돌아간다면 더 열심히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배우 활동 외에도 SBS 예능 '런닝맨'을 11년간 함께해온 송지효. 예능을 오래해온 만큼, 이제 배우 활동에만 집중하고 싶진 않느냐는 물음에는 "예능 활동을 멈추면서까지 욕심내고 싶진 않다"고 답했다.
"'런닝맨'은 이젠 예능이라기보다는 제 인생 일부가 된 것 같아요. 제가 30살에 시작했는데, 이제 41살이 됐어요. 제 30대를 '런닝맨'과 함께 보내다보니 삶의 일부로, 인생의 4분의1을 같이 살아온 프로그램이 됐죠. 그만두면 제 몸의 일부 하나가 빠져나가는 느낌일 것 같아요. 배우로서의 트로피도 욕심 나지만, 욕심을 조금 버리고 같이 가는 게 훨씬 좋아요."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를 마친 현재, 당분간은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요즘 하루 일과의 대부분은 반려견과 함께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3개월을 꽉 맞는 옷에 큰 악세서리, 불편한 손톱으로 있다보니 지금은 스스로 편하게 널브러져 있으라고 말하고 싶어요.(웃음)"

이번 작품으로 첫 판타지에 도전한 송지효는 "새로운 도전을 좋게 봐주셨으면 한다"며 "다음에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새로운 걸 찾고 싶은데 지금으로서는 굉장히 절절한 멜로를 하고 싶어요. 가족 이야기도 요즘 많이 공감돼서 도전해보고 싶어요. 남녀의 사랑이 아닌 다른 사랑을 표현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남녀 사랑이라면 좀 더 깊은, 그런 사랑 이야기를 해보고 싶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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